2017년 6월 23일 금요일

김아중 그리고 마법사



롤플레잉 게임을 하면 저는 항상 마법사를 선택합니다.

마법사 중에도 여자 마법사.

예쁘거든요.

남자 마법사는 한 적이 없어요... 자랑이다...

마법은 어쩐지 게임의 환상을 완성하는 느낌이 들어요.


게임을 하면서도 종종 김아중 생각이 납니다.

세상 모든 영화의 여주인공과 모든 게임의 여성 캐릭터에는

늘 김아중을 대입해보죠.

아침에 일어나면 이 닦고 세수하듯

자연스럽고 거의 무의식적인 행동이 돼버렸어요.


왜 그렇게 됐는지는 몰라도

'김아중이 너무 예뻐서' 같은 상투적 이유 밖에 생각나질 않아요.

다른 이유를 댈 수 있으면 머리에 뭐라도 좀 든 인간처럼 보일 수도 있을 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이뻐서 여자 마법사, 이뻐서 김아중... 속물...


하여간 자연스러운 의식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보니까

여자 마법사 영화가 나온다면

김아중이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뭔들 안 어울리겠어...


저번에 여전사가 잘 어울린다고 했지만,

생각해보니까 마법사도 꽤 괜찮겠더라고요.

일단 보기에 더 화려할 거 같고,

판타지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요.


서양 영화 속 여자 마법사들은 사악한 마녀 분위기가 많죠.

간혹 착한 여자 마법사도 있는데 얘네는 또 대개 파워가 약해요.

제가 상상하는 건 강력하지만 착한 마법사예요.


거시기 그 뭐냐.

멀리서 손도 안 대고 적의 심장을 뭉개는 마법.

그게 좀 무섭죠.


차갑게 비웃음을 흘리며 손을 한번 촤라락 움켜쥐면

멀쩡하던 적이 뜬금없이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지잖아요.


김아중은 약간 비웃을락 말락 하는 모습이 매력적이거든요.

울락 말락도 좋지만, 압권은 역시 웃을락 말락입니다.

딱이죠.


보다가 나도 같이 쓰러질 뻔하겠지만 아마 괜찮을 거예요.

팬도 짬밥이란 게 있거든요.

옆 사람 잡고 버티겠죠.


- 꺄악, 이 할아버지가 어딜 잡아... 짜악...  





서양에선 마법사지만 우리나라에선 아마 여자 도사쯤이 가능하겠죠.

아니면 온갖 신통력을 가진 선녀라든가.


예를 들어 하늘하늘한 날개옷을 길게 입은 김아중이

악당 고수를 향해 살며시 손바닥을 후우 부는 겁니다.

그러면 악당이 뾰로롱 하고 술법에 걸려 정신을 놓게 되죠.

미혼술인지 뭔지...


그 틈에 김아중은 다시 주문을 외우며 허공으로 날아올라

차갑게 비웃을락 말락 하면서 

양손을 뻗어 적에게 치명적인 번개를 뿜어댑니다.


죽어랏 할배!

치리리릿!

죽어! 죽어!... ...


아, 온몸에 전기가... ...


도사든 선녀든 김아중이 하기만 한다면 저한텐 꿈이 현실로 되는 거겠죠.

와이어 타는 게 엄청 힘들긴 하겠지만, 내가 타는 건 아니니까...

근데 누가 그런 걸 만들어야 말이지.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