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낀다고 하죠.
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시간이 안 가... 아직 젊...
나이 들면 뇌의 정보 처리 능력이 젊을 때보다 떨어지고
그러면 같은 시간 안에 배울 수 있는 정보의 양이 감소해서
그렇게 느끼게 된다는 연구를 누군가 했다는 글을 얼마 전에 어디서 봤어요.
... 아, 복잡하다.
결국 기억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적으면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는 건데
정보 처리 속도가 주요 원인이라는 건 뭐 그 사람 생각이고
제 생각엔 흥미로운 일 자체가 줄어든 것도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힘들게 처리해서 기억까지 하고 싶은 일이 점점 없어지는 거죠.
어린애들은 지나가는 강아지만 봐도 신기해하고 흥미를 보이잖아요.
제 경우엔 이제 그렇지 않죠.
아무 흥미로운 일 없이, 기억해야 할 일이 없이 흘러가는 날이 대부분이에요.
그렇게 일주일이 가고, 한 달 또 일 년이 가죠.
특별했던 날은 며칠 되지 않고 일 년은 그 특별했던 며칠로 기억이 돼요.
일 년이 며칠 사이로 너무 빨리 지나간 느낌이 들 수밖에 없어요.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뒹굴다 보니까 여느 때처럼 문득
제 시간은 김아중 따라 흐른다는 깨달음이 오더란 말이죠.
참, ... 대단한 깨달음...
제게 특별한 날이란 김아중 영화나 드라마가 나오는 날이었거든요.
물론 개인적으로 좋은 날, 슬픈 날 등 기억하는 날은 있지만,
김아중의 작품이 나오면 초대형 특별함이 더해지는 거죠.
2006년 미녀는 괴로워를 시작으로 09년 그저 바라보다가,
10년 선물, 등 제 지난 시간 속엔 김아중 작품이 놓여있어요.
그런 해는 한층 더 특별하게 기억되고 그만큼 길어진 느낌이죠.
아니 단순히 길어졌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뭔가 명절 전에나 느낄법한 화려하고 풍성한 느낌이 있어요.
반면에 작품이 없던 해는 그만큼 기억할 일 없이 사라졌다는 생각이 들죠.
김아중은 제 시간을 기억나는 날로 만들기도 하고 안 그러기도 하죠.
제 시간을 길게도 혹은 그저 사라지게 할 수도 있어요.
시간을 떡 주무르듯 주무르는 현실판 크로노스 (Chronos) 입니다.
누가?
김아중이...
근데, 김아중은 아직 자신의 파워를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시간 조절자로서의 각성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거죠.
그 왜 영화 보면 처음엔 자신의 정체성을 모르고 막 싸다니는 히어로들 있잖아요.
김아중이 딱 그 짝이죠.
예쁜 거 믿고 막 돌아다니며 팬들 가슴에 불이나 싸지르는 겁니다.
마구 사고 치며 다니는 거예요.
자신의 진정한 파워를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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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라, 크로노스 처자, 김아중!' 이러면 또
'내가?... 크로노스?... 이게 과학적으로 말이 돼?...' 이러면서 고민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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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든 영화든 얼른 하나 찍어야 내 시간이 늘어나는데...
각성을 해야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