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6일 토요일

김아중 그리고 7행시


아는 사람은 다 알다시피 저번 주에

'엣지 뮤즈 김아중'으로 7행시 만들기 이벤트가 있었어요.


김아중이 직접 읽고 맘에 드는 시를 뽑아 상을 준다는 거였죠.

무엇보다 그게 좋았습니다.

김아중이 직접 읽는다는 사실이요.


형식이야 어떻든 김아중이 읽어주는 거잖아요.

제가 쓴 걸.

그러면 팬레터나 마찬가지죠.

갑자기 두둥 하는 느낌이 왔어요.

'앗싸, 핑곗김에 팬레터나 보내보자.'

솔직히 그런 생각도 들었죠.

지금까지 팬레터를 보내 본 적이 없었거든요.


더구나 맘에 드는 건 뽑아서 상도 준다고 했죠.

제가 쓴 걸 단순히 읽고 끝내는 게 아니라

김아중이 좋다 싫다 피드백을 직접 준다는 거잖아요.

간접적인 답장인 셈이죠.


그 지점에서 사실 얘기는 끝난 거였습니다.

상품은 뭐라도 상관없었어요.

김아중이 직접 읽고 답해준다.

그게 모든 거였어요.


이런 일이 없었잖아요.

김아중과의 조우. 컨택트.

그런 느낌이었죠.


일반적인 팬레터는 김아중이 읽을지 확신할 수 없죠.

시간 날 때 보려고 서랍에 넣었다가 잊고 몇 년이 지나갈 수도 있잖아요.

읽고 좋아할지 집어던질지는 더욱 알 수 없고요.


이번은 다르죠.

김아중은 이메일들을 하나씩 열어

한 자 한 자 천천히 읽어나갈 겁니다.

그리고는 예쁜 눈썹을 치켜올리며 생각하겠죠.

이놈을 붙여? 말어?


설레잖아요.

이게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좋아요.

김아중이 제 글을 잠시라도 읽고 잠시라도 생각해준다는 게.

물론 어느 것이 제 글인지는 모르겠지만.

알면 바로 삭제 버튼 광클릭... ... 설마...


하여간 저도 이벤트에 참가했죠.

사뭇 떨리는 마음으로 머리를 굴렸습니다.

결과는 아직 안 나왔지만, 지난 며칠 정말 즐거웠어요.

그 말을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이벤트를 생각해내신 분께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다음 카페 ㅌㅡ라이앵글: http://cafe.daum.net/KAJfamily/eOar/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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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16일 인스타 라이브로 당첨자 발표가 있었어요.

매일 한가했는데 그날따라 하는 일 없이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다른 팬분이 보내준 녹화 영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당첨은 아쉽게 안 됐어요.

저로서는 상당히 오글거린다고 생각했는데 '즈릿즈릿'을 넘을 수는 없었네요. ㅎㅎ


하지만 과분한 칭찬을 많이 받아서 기분은 좋습니다.

읽어주는 김아중 님 목소리 톤도 좋고요.

5개 보내서 1개 칭찬받았으니 만족합니다. ㅎㅎ

제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환상적인 답장이었어요. ㅎㅎ



엣 엣지 뮤즈 가시는 길에는
지 지리산 섬진강 처음 핀 매화꽃을 놓아드리겠어요.
뮤 뮤직처럼 감미롭고 부드럽게 꽃길만 걸어주세요.
즈 즈려밟고 가시는 길이 아프지 않은 건 헤어짐이 아니라 사랑이기 때문이겠죠.
김 김해 바다 갈매기보다 높이 날아
아 아중 님 계시는 곳 가까이 갈 수 있다면
중 중천에 비치는 달빛을 담아 아중 님 창에 걸어드리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