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30일 토요일

김아중 그리고 하고 싶었던 말


 
 
팬이 되고 나서 김아중을 실제로 볼 수 있었던
 
그 많은 기회를 그대로 흘려보냈던 것은 늘 아쉽다.
 
 
하지만 실제로 본다는 건 어쩐지 남의 얘기인 것만 같아서
 
그냥 그러려니 하며 포기했던 면이 있는데
 
언제 생각해도 아쉽고 후회까지 되는 것은
 
'캐치 미' 무대 인사를 보러 갔을 때인 거 같다.
 
 
비록 김아중이 잘 안 보이기는 했어도
 
내게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돼버렸고,
 
할 일 없이 뒹굴거리며 생각해봐도 그건
 
팬 노릇 하던 중에 제일 잘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후회되는 부분도 있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었는지 참 기특한 일이긴 한데
 
그날 나는 왜 그 카메라를 가져가서
 
그런 사진밖에 못 찍었는지 항상 후회된다.
 
 
몇 걸음만 앞으로 나가서 찍었더라면 그나마 나았을 텐데
 
사진이 잘 나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얼음 땡 하듯
 
좌석에 딱 붙어앉아 셔터를 눌러댄 것도 바보 같은 일이었다.
 
 
자리에서 움직이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렇게 용기가 없었는지...
 
물론 그 장소에 내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내 소심함의 한계치를 넘어선 일이라
 
앉아있는 거 외에 어떤 다른 행동을 한다는 게 불가능한 상태였지만.
 
 
'캐치 미' 무대 인사는 그게 거의 마지막이었고
 
내가 사는 곳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장소였기 때문에
 
잠시 홀린 듯, 또는 미친 듯 보러 간 것이었지만
 
의외로 낮은 흥행 성적 탓에 마음이 개운하지만은 않았었다.
 
 
그래서 순전히 내 기분 탓이었겠지만,
 
그날 무대 인사하러 나온 김아중 역시 밝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런데도 끝나고 나갈 때 힘내라고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한 것이
 
팬으로서 또 내내 아쉽고 후회된다.
 
 
이제 다 지나간 일이고,
 
그때 내가 얼굴에 철판 깔고 소리를 질렀다고 해도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었겠지만,
 
거기까지 가서 아무 위로의 말 한마디도 못한 것은
 
돌이켜 생각할 때마다 알 수 없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누군가 자신을 향해 좋아한다고, 사랑한다고 외치면
 
그건 잠시나마 기운 나는 일이지 않을까?
 
누가 해도...
 
내가 해도?...
 
 
너무 늦어버렸고
 
이제나 그제나 변할 것도 없어서
 
그저 나 자신을 위한 변명과 위로일 수밖에 없지만,
 
지금이라도 생각난 김에
 
그때 너무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 싶다.
 
 
 
"김아중 사..."
 
 
아니, 그건 아니고...
 
 
'앙느'는 술술 나오는데 저 말은 왜 이리 하기 어려운 건지.
 
 
그냥 팬이면 누구나 하는 말인데... 
 
 
그래서 다시...
 
내 주제에 맞게,
 
말로는 차마 할 수 없는 마음속 모든 의미를 담아서
 
 
 
"김아중 파이팅!" ... ...☆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 캡처)




2014년 8월 22일 금요일

김아중 그리고 특이 식성



유튜브를 보니 특이한 식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하루 세끼로 25년째 프렌치프라이만 먹는 사람,
치즈 피자만 15년째인 사람, 날고기만 6년째 먹는 사람 등
솔직히 특이한 것뿐이라고 하기엔 지나친 사람들이다.
나는 여름 한 달 정도 거의 매일 점심으로 냉면을 곱빼기로 먹다가
물려서 그 뒤 몇 년간 냉면의 '냉'자도 꺼내지 않았던 적이 있었고
그전엔 짜장면을 그런 식으로 미련스럽게 먹다가 물린 적도 있었다.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연속해서 터지게 먹으면
대개는 몇 달 안 가 끝장나는 게 보통일 거다.

한 가지 음식만 고집하는 것은 영양의 불균형도 문제고,
음식을 통해 삶의 다채로움을 경험해볼 수 있는
작지만 좋은 기회를 놓친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뭐 나도 가려먹는 주제에 남 먹는 거 두고 이렇다저렇다 할 건 없지만.

하여간
그래, 저렇게 살면 좀 피곤하지, 문제가 있는 거지,
생긴 건 멀쩡한데... 등등 속으로 별의별 생각을 다 하면서,
난 가려 먹기는 해도 그들보다는 훨씬 양호하다는 사실에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비록 먹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여배우에 관한 한 나도 만만치 않게
특이한 취향을 가졌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다문 입하고 표정이 이상하게 예쁘다는.ㅋㅋ)

그러자 그들의 문제가 갑자기 막 이해가 되는 거였다.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런 거였구나...

그 많은 연예인 중에,
김아중 딱 한 사람만...
7년인가? 8년인가?...
다른 영화를 못 봐...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도대체 그깟 연예인이 뭐냐고
아무나 주연이면 어떠냐고
그냥 아무 영화나 좀 보라고 하겠지만,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영화든 드라마든 이제 더는 새로운 스토리가 나오지 않는 것 같고
CG도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한 듯해서 흥미가 생기지 않는데
그래도 아직 신선한 느낌으로 나를 끌어당기는 것이 있다면 그건 사람이다.
사람, 즉 주연이 누구냐 하는 것이 내겐 언제나 주요 관심사인데
사람이 제일 신비롭다는 말도 있는 걸 보면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다.

사람인 건 그렇다고 해도
그럼 왜 그 사람은 김아중뿐인가? 하는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일 텐데 묘하게도
저기 특이 식성을 가진 사람들의 이유가 나와 거의 비슷하다.

어느 날부터 그냥 그 음식만 좋아졌다거나,
다른 건 생각만 해도 이유 없이 구토가 난다거나,
다른 것도 다 먹어봤는데 탈이 나지 않던 것은 그것뿐이었다는 것이
한 가지 음식만 고집하는 그 사람들의 이유였는데
김아중 덕에 저런 말들이 이젠 다 가슴에 와 박히는 거다.

그냥 김아중이 좋고,
다른 배우는 생각만 해도 이유 없이 싫고,
아무리 봐도 유일하게 탈이 나지 않고...
누군가의 팬이라면 다들 비슷한 사정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건 내가 지금 한가하기는 해도 내 알 바는 아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어떤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한 음식만 먹다 죽어도 상관없다고 했다는데
그게 어이없게도 어쩐지 공감이 가더라는...

                                                                                             (눈이 어떻게 저렇게 큰 겨...)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 캡처)

2014년 8월 17일 일요일

김아중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집에서 인터넷만 하고 있으면
 
내가 지금 외국에 있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창밖을 내다보거나,
 
나와 언어가 다른 사람들을 만나지만 않으면 괜찮다.
 
 
한국이나 여기나 인터넷 환경은 비슷해서
 
적어도 인터넷을 하는 동안엔
 
내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분별이 사라진다.
 
 
인터넷으로 여전히 한국 뉴스를 보고,
 
똑같은 동호회를 들여다보고,
 
늘 보던 아이디들을 변함없이 보고 있자면
 
참 좋은 세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득문득 집 생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올리려고 끄적이고 있으면 잠시 외롭지도 않다.
 
 
하지만, 거꾸로 인터넷이 사라지거나 혹은 인터넷에서 사라지게 된다면
 
인터넷으로 접하던 동호회나 사람들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게 된다.
 
 
인터넷상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결국 인터넷에만 존재하는 신기루이고
 
다른 사람들이 보는 이 블로그 역시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시답지 않은 삼류 소설 같은 생각이 그래서 가끔 든다.
 
 
거기에 어지간히 할 일 없이 한 걸음 더 나아가
 
내가 김아중을 먼발치에서 본 적은 있지만,
 
이제 그 기억이 희미해져 꿈처럼 가물거리는 요즈음엔
 
과연 김아중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하는 의심도 해본다는 거다.
 
 
지금 나는 인터넷으로만 김아중을 볼 수 있는데
 
그 인터넷에 김아중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내가 김아중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닐까?
 
 
마치 내가 인터넷에만 존재하는 유령 팬이듯
 
김아중도 인터넷에만 존재하는 신기루는 아닐까?
 
 
김아중은 정말 서울 강남에 사는 실존 인물인가?
 
아니면 제비가 강남에서 박씨 물어오듯
 
어쩌다 영화 하나 물고 나타나는 동화 속 허구인가?
 
 
뜬금없지만, 실제로도 그렇게 예쁜가?...
 
 
응답하라, 김아중...
 
메이데이, 메이데이...
 
 
너무 예뻐서 귀신인지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건 아니고...
 
그냥 드라마든 박씨든 뭐든 좀 물어오면 좋지 않을까 해서...
 
나는 흥부처럼 착한 일 한 적은 없지만,
 
나 말고 다른 착한 사람들을 위해서...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 캡처)
 
 
 
 
 

2014년 8월 8일 금요일

김아중은 모를 거다.



 
그간 살던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짐이 많은 것 같지 않았는데도
 
구석구석에서 나오는 잡동사니들이 꽤 됐다.
 
 
내 평소 체력을 고려해서 짐 몇 개를 꾸리다가 쉬고 게임도 하고
 
다시 짐을 싸고 또 쉬기를 며칠에 걸쳐 반복했고
 
이사 마치고 짐을 풀 때도 풀며 쉬기를 반복하며
 
조심을 했는데도 몸에 이상 신호가 왔었다.
 
 
외국에서 보험도 없는데 감기라도 걸리면 난감한 일이라서
 
이사 다음날 오후엔 짐 정리를 미루고 대충 누워서
 
비몽사몽 신공을 연마했더니 다행히 한고비가 넘어갔다.
 
 
결혼 후 이사를 여러 번 다녔지만,
 
그때마다 바쁘다는 핑계로 이사 전후로 아내를 도와주지 못했었다.
 
이렇게 혼자 해보니 이 작은 살림도 이런데
 
예전에 아내는 어떻게 애들 추스르며 혼자 다 했을까 싶다.
 
 
이사가 쉽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자잘하게 일이 많고 힘든 줄은 몰랐던 거다.
 
 
내가 도우려고 하면 아내는 조금 돕다가 병나느니
 
차라리 그냥 있는 게 돕는 거라며 손사래를 치기는 했지만,
 
대단했다는 생각도 들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
 
 
사람은 역시 직접 겪어봐야 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체감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과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영화나 드라마를 찍는 일도 그럴 거다.
 
올라오는 후기들로 그 작업의 어려움을 대강 짐작할 수는 있지만,
 
당사자가 작업 현장에서 실제 겪는 고충들을 문외한인 내가 다 알 수는 없다.
 
 
그래서 생각해보면 김아중한테 작품을 많이 하라고 할 수가 없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 어려운 작업 현장으로
 
무작정 김아중을 내모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아내한테 이삿짐 혼자 싸라고 하는 거처럼 파렴치한 일일 수도 있는 거다.
 
 
영화 작업이 힘들어서 쓰러질 수도 있는데...
 
전에 실제로 쓰러진 적도 있고...
 
 
그런데 또 한편 생각해보면
 
사람은 먹지 못해도 쓰러지는데...
 
먹으려면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려면 작품을 해야 하고...
 
 
작품을 해도 쓰러지고 못 먹어도 쓰러진다면
 
작품을 하다 쓰러지는 게 못 먹다 쓰러지는 것보단
 
모양새가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걸 또 어쩔 수가 없다.
 
 
나 혼자 김아중 영화 하나 더 보겠다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
 
상황이 그렇더라는...
 
 
전장에 자식을 내보내는 아비의 비장한 심정을
 
김아중은 알려나 모르겠다.
 
 
모르겠지...
 
 
물론 나도 겪어보지 않아서 모른다...
 
내가 알 턱이 있나...
 
그래서 이렇게 뻔뻔한 건지도....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