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31일 목요일

김아중 사인이 갖고 싶다.



난 종종 김아중 사인이 없다는 말을 하지만,

이 블로그에 보면 내가 과거에 김아중 사인을 받았다는 글이 있다.

정확히 2011년 10월 16일 김아중 생일에 받은 거다.


그런데 그건 받았다고 하기엔 참 모호하다.

그 사인은 어느 갤러가 내게 우편으로 보내주기로 했던 건데

스캔 이미지만 이메일로 보내고 나더니

종이 원본은 차일피일 미루다가 영영 보내주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조만간 우편으로 받을 줄 알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보내준다던 갤러는 이제 소식이 없고...     

우체국 아줌마하고 무슨 안 좋은 트라우마가 있었을 거 같은...


어쨌든 그래서 나한테는 김아중 사인이 없다.

잡히지 않는 이미지만 있고 실물이 없는 거다.

사실 그렇게 원본을 받았다고 해도 여전히 아쉽긴 했을 거다.


내 생각에 사인이란 만났다는 증표,

이 생에서 너와 내가 한 번은 스쳐 지나갔다는 증표인데

만나지도 않고 대신 건네받은 사인은 영혼 없는 사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인을 꺼내 들 때마다 떠오를 소중했던 만남의 추억이 없는 거다.


사인을 꺼내 들어도 소중한 추억 같은 건 떠오르지 않는다고...?

그건 당신의 영혼이 쉴 대로 쉬어서...


내가 만일 사인을 꺼내 들 수 있다면


사인을 써내려가던 동안의 짧지만 영원 같았던 정적,

사인을 주고받던 순간의 떨리던 손,

차마 마주 보지 못해 엇갈리고 말았던 뜨거운 시선...


...뜨겁기는 뭐가...


그 모든 게 일순간 되살아날 듯싶다.


그건 아마 마법 같은 느낌일 거다.

동화 속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하나씩 그을 때마다 보았다는 환상 같은...


아니 영혼이 있거나 말거나,

뜨겁거나 말거나 가끔은 꺼내서

어루만지고 볼에 비벼볼 수도 있는... 변태다...

종이로 된,

그 종이 어딘가엔 김아중의 고운 숨결이 묻어있을 것만 같은

그런 사인이 갖고 싶다.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 캡처)




2014년 7월 27일 일요일

김아중 그리고 나의 팬 생활




남자가 여자한테 일방적인 고백을 먼저 하면

여자는 대개 다른 남자를 찾아보게 된다는 말이 있다.

여자는 일단 한 사람을 확보했으니 혹시라도 있을

더 나은 다른 사람을 찾는 것이고

고백한 남자는 본의 아니게 만만한 상대로 남게 된다는 거다.


남자 여자를 바꿔놓아도 같은 얘기를 할 수 있을 텐데

요점은 남의 패는 모른 채 내 패를 떨구면

절대적으로 불리한 고도리 판이 되고 만다는 단순한 이치다.


먼저 고백하고도 물 먹기 싫다면

'나도 너 말고 또 있어.' 하는 암시를 줄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알아도 자기 맘대로 안 되니까 문제지만.


어쨌든 그럴듯한 얘긴데

지금까지 내가 무심코 지나쳤다가

엊그제 또 불현듯 깨우친 사실 하나는

팬 노릇도 그와 별반 다를 수 없다는 점이다.


'난 누구의 팬이다.'라는 건 '난 누가 좋다.'는 고백을

일방적으로 해버린 것과 마찬가지라서

그 누군가한테는 대단히 만만한 상대가 돼버린다는 생각이다.


특히 나처럼 이렇게 블로그까지 하면서

김아중 좋다고 혼자 난리를 피우고 있으면

만만한 건 고사하고 쓰레기 말단 팬이 돼버린다는 자각이 드는 거다.


그래서 나 자신 팬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드높이고

별로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딘가 있었을 자존감 비슷한 걸 회복하려면,


그게 언제 잃어버리거나 빼앗기기라도 했던 건지,

혹시라도 회복하면 뭐에 쓸 건지는 나도 전혀 모르지만,


하여간 나도 김아중 말고 다른 누군가를 좋아할 수도 있다는 증거

내지는 시원찮은 암시라도 내비쳐야 한다는 껄렁한 생각이 들었다.


... 마구 튕기는 거지...


생각해보시라.

아니 뭐 생각하고 말 것도 없이

김아중이 이 블로그를 본다면 너무 뻔하지 않은가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좋다는 얘기,

다른 사람은 없다는 얘기 따위...

사인도 없는 주제에...

버리면 개도 안 물어갈 거 같은 아저씨가...


조몰락거리며 터뜨리는 거 말고는 달리 할 게 없는 헌 뽁뽁이처럼,

아무렇게나 내던져도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처럼

쓸 데도 딱히 없고 너무 뻔해서 시시한 그런 팬인 거다.

나는...


그래서,

아 이거 함부로 내던지면 지나가던 개가 물어가겠구나 하는,

근거는 없어도 어쩐지 오싹한 긴장감이 들도록 할 때가

내 팬 생활에도 마침내 도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얘기다.


... 도대체 누가 긴장한다는 건지...


하여간 그리하여

나도 좋아하는 다른 여자 연예인 하나를 서브로 두게 되었으니...

그 이름은...


'늑대들의 로망, 템테이...'은 아니고...

그 이름은 ...


나도 있어...


두구두구두구두구...



무슨 개뿔이 있...  젠장...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 캡처)




2014년 7월 19일 토요일

김아중 그리고 공평한 세상




지금까지는 이런 생각을 주로 했다.

나는 왜 그 많은 연예인 중에 김아중을 좋아하느냐 하는.
 
 
별의별 이유를 다 갖다 붙여보았지만,
 
결국 결론은 누구나 짐작하듯 매우 명백하고 또 매우 단세포적이다.
 
예쁘다는 거.
 
 
예쁘니까 좋아한다는 건 내 쪽에서 보자면
 
생리 현상과도 같이 너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건데,
 
 
그런데 이 상황을 김아중 편에서 보자면 조금 달라 보일 거라는 생각이
 
며칠 전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드는 거였다.
 
 
... 할 일이 또 없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김아중 편에서 보면
 
예뻐서 자기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그 많은 사람 중에
 
왜 하필 저런 놈일까 하는 생각이 가끔은 들지 않을까?
 
 
소심한 늙은 아저씨 말고 젊고 잘생긴 남자들도 많은데 말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그런 생각 때문에
 
혹시 김아중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면 참 미안한 일이다.
 
 
내가 연예인을 고르듯이
 
공평하게 김아중도 자신의 팬을 고를 수 있다면
 
상황이 매우 심란할 거다.
 
 
팬 해보겠다고 사람들이 우르르 찾아가면
 
그런 사람들을 미스 코리아 무대 인사 하듯 일렬로 죽 지나가게 하면서
 
김아중이 일일이 '당신은 내 팬 해도 돼요, 당신도, 당신은 좀...'
 
하며 결정을 하는 거다.
 
 
그러다 내 차례가 되면
 
뭐지 저놈은? ... 관계잔가? 하며
 
갑자기 잘 있는 핸드백을 열었다 닫았다 하면서
 
눈 마주치기를 아예 거부할 것만 같다.
 
 
아니 다시 생각해보면
 
나는 그런 자리에 감히 가볼 용기도 없었을 거다.
 
 
그런데 그런다면 나는 오히려 편하지 않았을까?
 
팬 자격이 없으니 블로그를 할 일도 없고,
 
지금 무슨 자격이 있어서 내가 블로그를 하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김아중이 작품을 띄엄띄엄 한다고 해서 애를 태울 일도 없었을 거다.
 
 
... 팬을 안 하면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고를 수 없는 쪽에서는 상황이 답답하고 억울할 수도 있지만,
 
세상은 그렇게 공평하지 않다.
 
 
... 호락호락하지 않아... ... 그래서 다행이다.
 
 
예쁘고 연기 잘하고 착하고 노래도 잘하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세상엔 그 어느 하나도 잘 안 되는 사람도 있는 거다.
 
누구보다 김아중이라면 내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거다.
 
 
... 물론 아니면 말고 ...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 캡처)





2014년 7월 15일 화요일

김아중과 하드디스크

 
 
 
갑자기 한국을 떠나게 되었을 때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오른 것은
 
내 컴퓨터에 있는 김아중 사진들을
 
어떻게든 정리하고 떠나야 한다는 거였다.
 
 
나 없을 때 누가 보면 큰일이니까...
 
있을 때 보면 더 큰 일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쨌든 무책임하게 놔두고 와서는 안 될 일이었다.
 
 
그래서 외장 하드디스크에 옮길 것들은 옮겨놓고
 
또 외로운 타지 생활에 뼈가 되고 살이 되지는 않더라도
 
아쉬운 대로 간식은 될만한 파일들은 USB에 대충 담아왔다.
 
 
외장 하드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맘에 걸리기는 하는데
 
누가 그걸 일부러 연결해서 열어볼 거 같지도 않았고,
 
무엇보다 그걸 짐에 넣으면
 
아내가 그게 뭔데 가져가느냐고 물어볼 것만 같았다.
 
그러면 딱히 할 말이 없...
 
 
어쨌든 나름의 정리와 엉성한 보안을 해놓고 오긴 했는데
 
혹시? 하는 생각이 들 때면 가슴이 두근! 하고 내려앉는다.
 
이거 못 먹으면 피박인데 할 때의 그 느낌...
 
 
뭐 들키게 되면 어쩔 수 없긴 하다.
 
설마 하드를 부시기야 하겠는가?...
 
하드가 문제는 아니지만...
 
 
하여간 컴퓨터 내장 하드디스크에 있던 것들만 대충 갖고 왔더니
 
'그바보'와 '해피투게더 프렌즈'를 더 많이 챙기지 않은 것이 아쉽다.
 
 
특히 '해투'가 아쉬운데
 
할 일 없이 쓸쓸한 건지 쓸쓸해서 할 일이 없는 건지 모를 때,
 
혹은 아무리 게임을 하고 있어도 가슴 한편이 문득 허전할 때,
 
그럴 때 '해투'를 보면 요즘 '개콘'보다 훨씬 재밌다.
 
 
'해투'에서의 김아중은 자연스럽고 자유스럽고 일상적이고
 
무엇보다 그때 나이가...
 
피어나는 꽃 같은...
 
그런데 다 지나갔다는...
 
 
하지만 여기 사진들은 며칠 전 '김*숙' 결혼식 때 사진들이다.
 
무표정하고 도도하고 우아하고
 
선글라스도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마구 든다.
 
 
역시...
 
 
'해투' 때가 좋다더니?...
 
 
뒤늦게 수습하려는 건 아니지 말입니...
 
 
사진들이 도도하면서도 참 해맑게 나왔다.
 
 
 
(사진 출처: 인터넷 여기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