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4일 금요일

김아중 이름을 쓰면 설렌다.



사실은 김아중 이름 석 자를 어딘가 적어보고 싶어서

블로그를 시작했다는 말을 전에 한 것 같다.


처음엔 김아중 이름 석 자를 여기 적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렜다는 말도 전에 한 거 같고.


김아중을 검색했을 때 내가 작성한 글이 눈에 띄면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린다는 말은 했던가 말았던가...


블로그 한지도 몇 년 되다 보니

무슨 말을 했는지 가끔 헷갈리는데 뭐 어쨌든 그건 그렇고.

                                 (이건 하트일 거라는...)


어느 날 갑자기

이젠 김아중 이름을 쓰고 있어도 그냥 그런가?,

이제 그럴 때도 됐잖아? 싶기도 하더라는 거다.


그래서 자가 테스트...


아- 아- 

김아중, 김아중, 김아중, 

김. 아. 중,...


... 할배, 할배는 왜 맨날 반마리져?...

아니 아니...


아직 좀 많이 설레네...요...


블로그에 포스팅을 한다는 건

빨래 개고 쓸까? 아니면 쓰고 빨래 갤까? 처럼 

종종 나의 의무와 아내의 동선을 고려한 시간 안배와 

위험을 감수하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대체로 게임도 뒤로 하고 낮잠도 마다해야 하는 

고단한 일이기도 하다.


뭔가를 하려면 그 일을 하고 싶어 견딜 수 없을 때 하라는 

그런 요지의 말을 어디서 들었다.

하고자 하는 열망이 터져 나와 어찌할 도리가 없을 때 일을 하면

뭐든 잘해낼 수 있을 거란다.


과연...


참을 때까지 참은 뒤끝은 항상 더 강렬하고 시원하더라는...


어쨌든 그래서 나도 참을 때까지 참다가 쓰는 거라는...

그래도 소리도 없고...

그다지 더럽지도 않아...


하지만 재능이 없다면 열정만으로는 좀 아쉽다.


이 블로그가

김아중 이름 좀 써보겠다는 주체 못 할 열정으로 시작했지만,

이건 만나 보고 싶다든지, 사인 한 장 받고 싶다든지,

나는 원래 뼛속까지 여성 영화제가 당기는 사람이라든지 하는 

시답잖은 말이나 늘어놓는 망상의 블로그가 돼버린 것처럼.


그렇다고 인제 와서 고칠 재능도 없고...


'나도 김아중 파워 블로거',

'이 구역의 미친 할배는 나!'라고

어디 남부끄럽지 않게 내밀 수가 없는 거다.


나도 파워가 있었으면...

강아지가 통 말을 안 들어...


요즘처럼 삶이 더없이 밋밋하고 싱거울 때

나한텐 비타 500 한 병도 찔러주는 사람이 없고

아무리 둘러봐도 더는 가슴 뛰는 일이 없는 거 같을 때


재능은 없지만 이건 어쨌든 내 블로그니까

나는 참고 또 참다가 

김아중 이름을 여기 몰래 또 적어보는 거다.


아무에게도 해가 되지는 않을 테니까...

소리도 없는데 뭘...


김아중, 김아중, 김아중,


김. 아. 중...


두근두근 두근두근...


소리를 보는 할배...


일없이 설렌다.

봄이라 그런가?...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