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0일 금요일

중국 상해 여행



어쩌다 보니 이제 가까운 외국은 대충 다 다녀본 거 같습니다.

단기간에 저렴한 경비로 다녀올 만한 곳들이 얼마 안 남았어요.


그래서 아 이제 갈 데가 없네 하고 지냈는데

4월 어느 날 일 없이 홈쇼핑 채널을 보고 있던

아내 눈에 이게 들어온 겁니다.


중국 상해 단체 관광.

이보다 더 쌀 수는 없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 뭐 그런 거요...

요즘이 비수기거든요.


아내 목소리가 반 옥타브쯤 높아졌죠.

여보 여보, 우리 저거 가자. 호텔이 쉐라톤이래. 비행기는 땅콩이구.

그것만 해도 남는 장사야. 가자 응?


중국은 그렇게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아니었어요.

중국에 가느니 전 그냥 집에서 뒹굴고 싶었죠.


... 아이, 귀찮은데. 그냥 집에 있지...


아, 뒹굴고 싶으시다고...? 집에서...?

당신 빨래 돌렸어?

당신 이번에 밥할 때 왜 팥 안 넣었어?

당신! 화장실에서 좀 빨리 나와. 어떻게 몇 시간씩 앉아 있냐...

당신! 당신! 당신! ... ...


안 가면 아침저녁으로 먼지 나게 뒹굴겠더라고요.

그런 감이 팍 왔어요.

아내가 남는 장사라고 생각하면 그 순간 아주 위험해지거든요.


그래서 언제나처럼 비수기 단체 관광길에 따라나섰습니다.

지난주에. 얌전하게.


... 그래, 중국은 아직 안 가봤잖아?... 한 번쯤은 가봐야겠지...


하여간 가서 대충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매일 뺑뺑이 돌았어요.

강행군이었는데도 아무 탈이 안 나더군요.

아직 내 체력은 녹슬지 않았어 하며 내심 뿌듯하기까지 했죠.

숨쉬기 운동이 효과가 있었...


그런데 큰 감흥은 없었어요.

상해 시내 거리나 건물들은 당연히 낯설었지만

뭔가 급조된 듯한 느낌이 우리나라와 비슷했습니다.

뭐 어딜 가든 김아중 생각나는 것도 여전했고요.

그건 왜 그런 건지...


대신 어디를 가도 간접흡연에 무방비로 노출되더군요.

우리나라였으면 뭐라고 해줬겠지만 거기선 아무 소리도 않고 점잖게 지냈죠.

남의 나라에 가서 그 사람들의 일상적 행동을 뭐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니까... 가 아니라

'셰셰' 말고는 아는 말이 없어...

담배 셰셰 피우지 마라해 셰셰...


전 모르는 사람한테 말을 잘 못 해요.

알아도 못 하고.

보면 이 블로그에서도 김아중한테 말을 못 하잖아요...


김아중 씨, 사... 사월이 갔어요. 아쉬워요...

... 잘 하네... 잘 하는구만... ...


다시 중국을 여행하고 싶은 맘은 들지 않습니다.

그들의 풍습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문화라고 해야 할지

하는 뭔가가 그냥 그랬어요.


어디를 가나 사람 사는 건 비슷하다지만

비슷함 속에도 미묘하게 다른 점들이 있죠.

그 약간의 다름이 괜찮게 느껴지는 나라도 있고 별로인 나라도 있고요.


그래도 다녀오니까 그간 일상에서 쌓였던

스트레스는 많이 사라진 기분입니다.

왠지 홀가분하고 가벼워요.

다시 반복되는 일상이라도 한결 느긋하게 대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새 김아중 사진도 많이 나왔고.

거기다 이제 '원티드'라는 드라마 소식까지 듣고 보니

나른하게 설렙니다.







(사진 출처: 2016년 5월 10일 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기자회견 관련 인터넷 기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