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6일 화요일

김아중 그리고 알 수 없는 것


늘 있다가 없어지면 피곤한 것들이 있죠.

손톱깎이나 가위, 테이프 등 한둘이 아닙니다.

있을 때는 잘 몰라요.

없어져야 아는 거죠.


없어질까 봐 미리 걱정하는 것들도 물론 있어요.

쌀이니 재물이니, 이런 것도 종류가 참 많아요.

저는 초콜릿 먹을 때마다 얼마 남았는지 가늠해봅니다.

안 먹는다면서 슬금슬금 먹는 아내가 예측 불가능한 변수거든요.


근데 이런 것들보다 더 심란하게 하는 게 있어요.

김아중입니다.


드라마 시작과 동시에 걱정은 시작된다고 봐야 합니다.

보고 있어도 걱정이에요.

끝나면 못 볼 테니까.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겁니다.

언제 다시 볼지 모르니까 더 어렵죠.


못 봐도 걱정, 봐도 걱정...


처음에 팬을 할 때는 잘 몰랐어요.

광고니 뭐니 해서 심심찮게 볼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워낙 왕성하게 활동했던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곧 나오겠거니 하며 복습이나 하고 있어도 아무렇지 않았어요.

복습할 것들도 너무 많았으니까요.


근데 점차 그게 아니었지요.

복습에도 한계가 있었어요.


최근엔 인터뷰니 뭐니 해서 왜 그렇게 안 나오는지

혹은 왜 안 나왔는지 사정을 알게 됐지만, 전엔 정말 답답했어요.


하지만 이제 사정을 안다고 해서, 익숙해졌다고 해서 

반복되는 기다림이 편한 건 아닙니다.

아무리 그러려니 하며 마음을 다잡아도

습관처럼 조바심이 나고 조급해집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합니다.

몸살이라도 심하게 겪고 나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듯

김아중을 못 보는 현재 상황은

돌아오는 김아중을 더 소중히 여기게 하는

동력이 될 거라고 말이죠.


... 진짜?


이렇게 감질나게 나오는 것이 팬으로선 더 행복일 수도 있지요.

길바닥 돌멩이처럼 흔하게 김아중을 볼 수 있다면

김아중이 작품을 할 때 지금처럼 설레고 감사하지는 않을지도 모릅니다.


탕수육도 자주 먹으면 질릴 거거든요.

질리도록 먹어본 적은 없지만...


김아중은 그런 걸 경계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문제는 역시 김아중을 질리도록 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아니, 애초에 음식도 아닌 김아중한테 질린다는 게

가당치도 않지만 말입니다.


어쩌면 김아중은 팬들에게 궁극의 행복감을 선사하기 위해

말도 못 하게 노력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어요.

들어오는 작품들을 튕겨내면서...


아니 어쩌면 김아중은 이 모든 걸 즐기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나의 소중함을 뼛속 깊이 느껴보시라 하면서...


알 수 없어요.

봄이면 꽃 소식보다 김아중 소식이 더 기다려지는 이유.

늘 그 자리에, 늘 보이는 곳에 있어 주면 좋을텐데 ...



(사진 출처: A+G Spring 18: CJmall: http://display.cjma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