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21일 수요일

김아중 그리고 짧은 생각

 


- 모기 -


어스름한 저녁
아내와 늙은 강아지와
동네 공원 산책에 나섰다가
모기에 발을 물렸습니다.

새벽 잠결에 어렴풋이 
물린 데가 가렵습니다.

멀리 산에서 생활하는 사람,
수행하는 사람들은
더운 여름밤 
몰려드는 벌레들을 어떻게 할까요?


작은 모기 한 마리도 버거운 나는
아무래도 이렇게 도시에 살면서 
좋아하는 김아중이나 기다려야 합니다.

아무것도 내려놓지 못하고
하루가 지나도 먼 옛날 같은 시간 속에
김아중을 기다립니다.

기다림의 끝은 
새로운 기다림의 시작일 뿐이지만요.


- 청소 -


막 청소를 끝내고 나면
떨어진 머리카락 한 올도 눈에 거슬립니다.

집안일이란 끝도 없고 
돌아서면 다시 쌓입니다.

규칙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은
얼마나 부질없는지요.


세수를 하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그렇게 
김아중을 봅니다.

... 돌아서면 다시 그리운...


(사진 출처: 2019년 9월 11일 개봉 '나쁜 녀석들 : 더 무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