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29일 목요일

김아중이 생애 첫 싱글 음원 'Lonely Night'을 냈다.


며칠 전엔 새벽 두 시 반경에 잠이 깨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잠이 안 오는 거예요.

오른쪽으로 누웠다, 왼쪽으로 누웠다 엎어졌다 반듯이 누웠다

별짓을 다 하는데도 잠이 안 오는 겁니다.

아 젠장... 어뜩해 어뜩해...

하다가 에이 김아중 생각이나 해야겠다 했는데

... ...

팔 베고 스르르르 자~암이 드~읍니다...


누구라도 이 블로그를 보면

아 이 아저씨 완전 김아중 골수 팬이네, 골수... 하겠죠.

맞아요.

난 누가 봐도 골수일 겁니다.

미녀는 괴로워 보다가 뼛속까지 노글노글해진 골수가 됐죠.


그 김아중이,

날 노글노글하게 하는 그 김아중이 음원을 냈어요.

10월 8일에.

'Lonely Night'이라고...

아마 막 외로웠던 게지요...


정말 내가 팬이 된 뒤로

제발 음반 두어 개만 좀 내달라 내달라, 노래를 불렀는데

이제 나온 겁니다.

비록 음반은 아니지만.


그래서 감회가 남다르더군요.

비교할 사람은 없지만 정말 남달랐을 거예요.

그런데 감회만 남달라...

노래가 전혀 내 취향이 아닌 거예요.

노래도 가사도...

하아 이거 어떻게 하까... 물려달라고 할 수도 없고...


그래서 그냥 모르는체하며 잠자코 있으려다가

그래도 내가 응? 쭈글쭈글하기는 해도 응? 그래도 팬인데 그러면 안 되지 싶어서

관련 내용을 이렇게 블로그에 남기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그러니까 스르르르 자~암이 들었던 그 날에요...


자 다시 한 번 말해볼게요.

자~알 들으세요.

다시 얘기 안 합니다.

그러니까 김아중이 생애 첫 정식 음원을 하나 냈다구요.

'LONELY NIGHT'이라고...


캐럴도 아니고, 동요도 아니고, 구연동화도 아닌

무려 발라~드.

따악 하나에요.

너희에게 선택권 따윈 없다.인 거죠.

끄~읕...


전 롹이에요.

곧 죽어도 롹인 거죠.

롹을 들으면 외로운 밤 같은 건 없는 거예요.


쿵. 쿵. 잇츠 마이 라~잎 잇츠 나우 오아 네버 ...


할배! 달려!!! ...


세상을 마구 달리다 보면 반대쪽에서 또 일없이 run the world 하고 있는

김아중하고 우연히 마주치기도 할 겁니다.


"헉!!! 김아중 씨?!!!"

"누구세요?"

"전 #*&% 롹을 #$@%* 좋..."

"그니까 누구신데요?"

"아니 어~ #*@$%&*%#$... ...."

"... 네~ 다음 바보."


쿵. 쿵.

잇츠 마이 라~잎 잇츠 나우 오아 네버...


지금까지 들은 김아중 노래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곡은

'킬링 미 소프틀리 위드 히스 송'입니다.


롯*월드에서 열렸던 첫 팬 미팅 때 부른 노랜데 듣자마자

아니!!! 저거슨!!! 했었죠.

저걸 저렇게도 부를 수 있다니...


아빠 스판 바지로 딸내미 레깅스를 만들었어도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을 거예요.

거기에 김아중은 다 내려놓고 아주 편안하게 마음껏 부르는 느낌이었구요.

요즘처럼 뭔가 억제하고 꾸미는 듯한 분위기가 아니라.


노래는 신선한 충격이었구요,

김아중은 역시 발군이었어요.

김아중 특유의 청량한 음색이 '마리아'처럼 쏟아져나왔지요.


난 그런 음색이 좋더라.

시원~하니... 생긴 것처럼...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



2015년 10월 18일 일요일

김아중 그리고 샤이닝 스타 더스트


얼마 전엔 전주 한옥마을에 또 다녀왔다.

거의 1년 만이었다.

한옥마을은 군것질거리가 많아서 날 좋은 날 슬슬 돌아다니면 심심치 않다.


솔직히 난 이유 없이 가끔 전주에 가고 싶다.

할 일 없이 그냥 그 '아중로'가 가끔 생각이 난다.

김아중하고는 아무 관계도 없는 길인데.

그냥 평범한 길일 뿐인데.


그런데도 이름만 떠올리면

아중로는 길에 길이 연이어 한없이 이어질 것 같기도 하고,

이 가을 그 길가엔

노오~란 레인 코트에 검은 눈동자의 김아중이

떨어지는 노란 은행잎들 사이를 걸어가고


그 은행잎이 끝나는 길 끝 어딘가에는

버건디 베레모의 김아중이 붉은 단풍나무 아래

엄청 lonely한 afternoon 분위기로 호젓하니 서 있을 것만 같다.

설마 lonely한 night 분위기까지는 아닐 거다...


하여간 날도 좋고 딱히 생각나는 데도 없어서

집에서 뒹구는 레벨이나 올릴까 어쩔까 하고 있는데

아내가 먼저 한옥마을이나 가자고 하기에

아싸, 김아중 보러 간다~ 하고

말했다면 내가 지금 이러고 있지를 못할 테고

그럼 할 일 없는데 거기나 또 갈까 하는 분위기로 운전대를 잡았었다.


알다시피 한옥마을엔 김아중하고 관련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다못해 연예인 사인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가게를 둘러보더라도

김아중은 사인 한 장 남겨놓은 게 없다.

있으면 사진이라도 찍어둘 텐데.

그러니까 우리의 김아중은 어디 나다니질 않는 거다.

그저 lonely home에서 뒹굴...

나보다 뒹구는 레벨이 한참 높을 듯...


그런데도 난 한옥마을에만 가면 필연적으로 김아중을 떠올리고

마음이 까닭 없이 설렌다.


가벼운 먹거리 골목 같은 그곳의 떠들썩한 분위기나

한나절 나들이의 들뜬 기분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설명이 부족한 설렘이 내겐 있다.


갈 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참 알 수가 없다.

그냥 발음만 같을 뿐인 '아중역',

'아중마을' 같은 거에도 마음이 설레는 이유를.

더구나 단순히 그런 지명 근처에 있을 뿐인

한옥마을을 돌아다니면서도 설레는 이유를.


그냥 병일 거다.

아니면 '아. 중.'이라는 음절이

갓구운 고소한 빵 냄새처럼,

마법의 빛나는 star dust라도 뿌리는 것처럼

주변을 홀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The shining star 김. 아. 중.

힘들고 지칠 때면 shining star라는 그 shining star...

하지만 너무 멀리 있는.

나한텐 가루나 뿌려대는...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



2015년 10월 7일 수요일

김아중 그리고 강아지



개에게는 주인이 한 명이라고 한다.

우리가 우리 식으로 생각하는 상전으로서의 주인인지 아니면

개한테는 개 나름으로 생각하는 어떤 다른 의미의 사람일지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강아지 맘 속으로 따르는 사람은 한 명뿐이라는 거다.


우리 집 강아지를 보면 확실히 그런 거 같기는 하다.

아내가 주인이다.

다른 사람과 잘 놀다가도 잘 때는 세상없어도 아내 옆에 자리를 잡고 등을 붙이며 잔다.

사실 그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난 가끔 잠시라도 강아지가 내 옆에 누우면 신경이 쓰여서 잠을 설친다.


같이 산책을 하면 강아지에겐 아내의 존재가 가장 중요해진다.

아내가 동네 산책 중에 잠깐 빵집이라도 들어가게 되면 

그 순간부터 빵집 앞에서 꼼짝을 하지 않는다.

나나 다른 식구들의 행방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버려진 강아지들도 주인과 헤어진 장소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 장소로 주인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 믿는 충성심 때문일 거라는데 

어쩌면 주인이 없어진 삶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새끼 때부터 사람 손에 길러진 야생 동물을 다시 놓아줄 때는 

조금씩 야생성을 기르는 훈련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남북 전쟁 후에 자유를 얻은 노예 중에는

일하던 농장에 그대로 눌러앉은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글도 모르고 특별한 기술도 없는 상태로는 갈 곳도 달리 없었겠지만

그들도 변화된 삶에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싶다. 


잘은 모르겠지만, 생명체는 모두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거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나 익숙한 환경에서 

멀어진다는 건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강아지가 주인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우리가 잘 신던 양말 한 짝을 어느 날 잃어버리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혼란과 낭패감을 들게 할 것이라는 건 틀림없다.

그리고 그런 심각한 변화에 적응하는 일은 나이가 들수록 더 어려워진다. 


누가 물어본 적도 없고 또 궁금할 리도 없지만,

내가 그래서 김아중을 벗어날 수 없다는 거다.


겁이 나...

김아중처럼 생기지 않은 여배우들을 본다는 게...

눈이 다운그레이드된다는 게...


김아중은 보면 모자가 참 잘 어울린다.

아무 모자나 사이즈가 맞겠지... 좋겠다...





(사진 출처: 인터넷 여기저기, 2015년 10월 2일, OO 백스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