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31일 금요일

김아중과 좋은 생각



TV에 어떤 아저씨가 나와서 하는 말이

남을 위해 좋은 생각을 하고 또 좋은 글을 쓰면

자신의 얼굴이 좋은 얼굴로 변한단다.


대개 이런 말들은 이렇다 할 근거가 없더라도 

같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분위기를 갖고 있다.


왠지 정말일 거 같은,

좋은 생각을 해주면 좋은 얼굴을 받는 공평한 세상.


그래, 이제부턴 좋은 생각만 하는 거야.

나도 어서 당장 좋은 글을 싸질러야 해.


그래서 달려와서 고작 하는 게 이 블로그질...


가만, 내가 남을 위해 한 번이라도 좋은 생각을 해 본 적이... 

... ... 


그래도 김아중을 위해서는

적어도 나쁘다고 할만한 생각을 한 기억이 없다는 사실...


...기억만 없을지도...


아닌 게 아니라 

요즘 내 얼굴이 무척 좋아졌...

더우면 기름기로 번들번들 광도 막 나고...


잠깐...

그럼 김아중은 대체 얼마나 좋은 생각을 하며 살기에 

그렇게 좋은 얼굴을 하고 있는 거냔 말이지.


김아중은 아프리카 애들 생각을 많이 하니까...


온 세상 팬들을 위해서도 매일매일 좋은 생각을 막 할 거고...


팬 중에는 나 같은 아저씨도 막 껴있겠지...


어후..., 

김아중이 날 위해서 매일 ...


어후..., 

숨이 턱 막히면서 안 먹어도 또 막 배가 부르고...


그래서 내 배가 막 나오는구나...


그런 거였어...

내 둥근 배는 김아중 때문...


더워서 웃통을 벗고 있으면

배가 더 도드라져 보이는 심란한 착시 현상에 관한 적나라한 고찰...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



2015년 7월 5일 일요일

김아중의 '캐치 미' OST를 내려받았다.


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데 '캐치 미'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진숙'이 남산에서 '호태'와 엇갈리는 장면이다.


어긋나는 운명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며

말없이 첫사랑을 떠나보내는 '진숙'을 보고 있으면

변변한 첫사랑의 아픔을 겪어보지 않은 나도, 응?, 

그 안타까움과 애처로움이 마음에 적지 않은 공명을 일으켜

'진숙'이 김아중인지 김아중이 '진숙'인지 정신이 아득해진다고밖에 할 수 없다.

연기가 연기가 아니다. 


난 그 한 장면만으로도 '캐치 미'의 존재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장면을 보면 내가 왜 맨날 미친 사람 헛소리하듯 

김아중 김아중 거리는지 미루어 알 사람은 알 거다.


... ... 이뻐...


그건 그렇고,

그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주는 것이 배경으로 흐르는 잔잔한 OST인데 

영화 BD에도 따로 실려있지 않고 OST에 대한 설명도 전혀 없어서 

그 음악만 간편하게 들을 수 없는 점이 늘 아쉬웠다.


그러다 며칠 전 우연히 이걸 네이버 뮤직에서 발견했다.

그런 데서 구할 수 있다는 걸 여태 모르고 있었으니 

나 자신 어이가 없지만, 어쨌든 봤으니 사야 했다.


배경 음악이 짤막짤막한 것까지 모두 33곡인데

그 중 '널 만난 그 날', '헤어지던, 남산', '고백 1 - 우리 이번만 헤어지자',

'고백 2 - 아직 널 사랑해', '다시 시작한 우리', 등 총 5곡을 구매했다.


남산 장면에 흐르던 음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헤어지던, 남산'이다.

안타까움과 애처로움이 교차하는 분위기에 

더 할 수 없이 잘 어울리게 작곡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곡들도 그렇지만 '널 만난 그 날'은 낭만적인 회상 장면에 

여러 형태로 변주되어 사용되는 곡인데 따뜻하고 설레는 느낌이 좋다.


'널 만난 그 날'의 변주곡들 가운데는 1분 내외의 짧은 곡들도 있는데 

그런 것도 전부 내려받고 싶었지만, 너무 짧으면 

무슨 음악이 그렇게 짧으냐고 아내가 출처를 캐물을까 봐 참았다.


'다시 시작한 우리'는 영화 맨 마지막에 사용된 밝고 경쾌한 곡.


아무튼, 다 내려받지 못해서 매우 아쉽지만, 음악들이 참 좋다.

종종 영화 보다가 좋은 음악을 발견하면 

이사 온 옆집에서 떡 한 접시라도 가져온 듯 행복해지는데

특히 이건 듣고 있으면 김아중도 떠오르니 더 말할 게 없다.

떡을 시루째 받은 느낌이다...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