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26일 금요일

김아중이 '명불허전'에 출연한다.



김아중이 '명불허전'이라는 tvN 드라마를 한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게 벌써 한 일주일 전이네요.


드라마에 대해 뭔가 특별히 할 말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냥 반가운 소식이다. 이런 경사가 또 있느냐.

뭐 그런 시시껄렁한 얘기를 하고 싶은 거죠.


좀 일찍 쓰고 싶었는데 감기에 걸렸어요.

고비는 이제 지나갔지만, 감기약 때문인지

지금도 술 마신 것처럼 약간 어지럽고 졸립니다.


몸조리나 해야 하는데...

무언가가 나를 어쩔 수 없이 일어나게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워 뒹굴던 할배를 컴퓨터 앞으로 미는 힘...


바로 김아중,

김아중을 향해 타오르는 불 꽃 같 은 사... 이 아니라

심심해서...

약 먹고 뒹구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드라마 소개를 보면 과거와 현재의 타임슬립으로 벌어지는 내용입니다.

로맨틱 코미디 요소도 살짝 있지 싶은데...

나중에 보면 알겠지만 아니면 말고요...


이게 로코라면 더 늦기 전에 하나 하게 되어 다행입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는 '캐치 미'가 가장 최근인데 그게 벌써 4년 전,

드라마로는 '그바보'(2009년) 이후 처음이니까 벌써 8년 전...

헐... 8년이라니... ...


김아중이 케이블 TV 드라마 하는 건 처음입니다.

최근 TV에선 매번 애 엄마 역이라 개인적으로 아주 아쉬웠어요.

발랄한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요.


아니, 결혼도 안 한 여배우를 말이죠.

연애도 못 하는지 안 하는지 방구석에만 있는데 얼마나 억울했겠어...

내가 다 눈물이 나려고 하네...


이번엔 엄마가 아닐 거 같은데 이것도 아니면 말고...

의사 역이라는데 그건 뭐 아무래도 좋구요.


이런 거죠.

닭고기는 삼계탕을 해도 맛있고 튀김도 맛있고

바비큐도, 닭도리탕도 다 좋잖아요.

심지어 닭고기 샐러드까지.

아빠의 술안주, 아이들의 영양 간식, 엄마의 다이어트...

아무거나 다 괜찮죠.


김아중이 그래요.

뭘 해도 다 예뻐.

아무 역이나 다 좋아.

나오기만 하면... 안 나와서 문제지...


8년이었다니... 이럴 수는 없는 겨...


늘 하는 얘기지만 저는 문제가 사실 있어요.

드라마를 볼 여건이 좋지 않다는 겁니다.


요즘도 제가 TV에서 뭐 좀 볼 게 있다고 하면

또 김아중 나오는 거냐고 아내가 삐딱하게 물어보거든요.

그렇게 아무 때나 김아중이 나오면 얼마나 좋겠어...


하지만 '에이 무슨 김아중...' 하는 거하고 '... 응' 하는 거에 따라 

주변 공기 흐름이 달라지는 겁니다.

뒤돌아 앉아있거나 눈을 감아도 느낄 수 있죠.

얼른 화장실로 몸을 숨겨봐도 알 수 있어요.

'응' 하는 순간엔 싸한 공기의 파동이 온몸을 저릿하게 감싸는 거예요.


매끄럽게 김아중 드라마를 보는 방법.

항상 고민이지만 그런 건 존재하지 않는 거 같더라구요.

아내 기분은 그때그때 달라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뭐 어쨌든 그건 내 문제고 어떻게든 되겠죠.

걱정은 되지만 막상 드라마를 보게 되면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도 안 들 겁니다.

늘 그랬듯 무아지경에 빠지겠죠.


어쩐지 밝은 분위기의 드라마 같아서 벌써 마음이 환해지는 느낌입니다.

긴 겨울 지나 길가에 핀 개나리를 처음 볼 때처럼

뭔가 산뜻할 거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요.


좋은 제작진 만나 즐겁고 건강히 촬영하기 바라면서



김아중 파이팅!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


2017년 5월 15일 월요일

김아중 그리고 다낭



그러니까 2015년 봄쯤에 김아중이 무슨 잡지 촬영을 다낭에서 했었지요.

그때부터 나도 다낭엘 한 번 가봐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어쩐지.


아내도 긍정적이었어요.

베트남은 한 번 다녀온 곳이지만 다낭은 아니었지 않냐며.

싸다며...


그 이후로 그럭저럭하다가 결국 며칠 전 다녀왔습니다.


하지만 예의 저가 단체 여행은 실수였어요.

푸른 해변에서의 환상적인 휴식을 꿈꾸며 갔지만

그런 건 자유여행에서나 가능한 거더라구요.


가이드한테 개처럼 끌려다니다 왔...


하여간 다낭이 중요한 게 아니고,

김아중이 갔었던 장소라는 게 나한테는 중요한 거였고

아내한텐 싸다는 게 중요한 거였습니다.

다 살아가는 이유가 나름 있는 거죠.


왜 나한텐 그런 게 중요하냐건 ... 웃지요.

그냥 김아중이 가본 곳이라면 나도 밟아 보고 싶어요.

아무 의미는 없지만 그래도 그냥 한 번.


김아중이 보았을 바다를 보고, 걸었을 거리를 걸어보고,

묵었을 숙소에서 묵...    ... 면 좋겠지만,

나는 저렴이 호텔...


사실 김아중이 가본 곳을 따지자면 서울 강남에만 가도 너무 많겠죠.

근데 이런 건 이성으로 따지거나 설명할 수 없는 겁니다.

그냥 꽂히는 거예요.


여행은 정말 별거 없었어요.

관심도 없는데 유적지는 왜 그리 많이 끌고 다니는지.

하지만, 더위에 헥헥 거리며 아무 생각 없이 가이드 뒤를 따라다니다

문득, 혹시 김아중도 여기를? 하는 생각이 들면

갑자기 두근두근하는 거였습니다.


눈을 감으면

저~~ 앞에 김아중이 걸어오고 있는 겁니다...


작은 가게들을 기웃거리며 야자수 그늘을 지나

오래된 골목을 도는 순간 저와 딱 마주치는 거죠.

헐...


흐어억... 헐... 김아중 씨? 헐. 으와아. 헐...

난리날 거 같지만 사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못 알아보니까...


김아중은 선글라스에 막 변장을 했을 거 아니야...

나같은 할아버지들이 알아보면 곤란한 거거든요.


거기다 나는 가이드 발뒤꿈치 보며 걷느라 정신이 없을 테고

김아중은 그냥 흔한 한국 할배에 관심이 없을 테고...


한국 할아버지는 보면 팍팍 티가 나거든요.

둥근 얼굴 둥근 배... ... 아, 싫다...


이국의 푸른 하늘 아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다운 스타와 둥근 할배 하나가 아무 일 없이 스쳐 지나가는 겁니다.


잠시 후 스타는 문득 뒤돌아보지만

할배는 인파 속으로 홀연히 사라지고 없죠.


혹시 그 할배가 그놈?...

알 수 없는 허전함에 몸부림치는 스타...


겁나 슬퍼...


하여간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었지만

그래도 다낭 거리를 걷는 건 좋았어요.

같은 공간에 어쩌면 김아중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저를 종종 설레게 했죠.


그것만으로도 다낭은 행복했습니다... ...


... 물론 거짓말입니...

... 행복은 무슨...

스크린이든 뭐든 실제로 봐야 행복이지...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




2017년 5월 4일 목요일

김아중 그리고 남은 인연





아직 남아 있는 인연이 있기에 산다고 하죠.

어디에 어떤 모습의 인연이 남아있는지는 모르지만,

못다 한 인연이 어딘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고

그 인연을 다 하기 위해 사는 거랍니다.


꼭 낯선 곳 낯선 사람과의 새로운 인연일 필요는 없지요.

아내와 함께 라일락 향기를 맡아야 하는 인연이

몇 번 더 남아있을 수도 있고,

우리 집 강아지한테는 공을 더 던져주어야 하는

인연이 남아있을 수도 있습니다.


찾아야 할 인연을 다 찾고 난 다음엔,

해야 할 인연을 다 하고 난 다음엔 노을 지는 저 너머로 가겠지요.


기왕이면 아내와 라일락 향기를 맡는 인연이

수 없이 남아있다면 좋겠어요.

강아지한테도 공을 던져 줄 일이 많이 남아있으면 합니다.

강아지랑 헤어지는 일은 쉽지 않을 거 같거든요.


하지만 알고 있습니다.

시간은 소리 없이 지나가고

라일락은 일 년에 단 한 번 핀다는 걸요.


소중한 줄도 모르고, 끝인 줄도 모르고

흘려보낸 많은 인연이 생각납니다.


86년 봄 언젠가는 마당에 핀 목련 아래에서

지금처럼 철없이 사진 놀이를 하고 있었지요.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는 어머니께서 웃으며 보고 계셨고요.


저는 그 목련을 어머니와 오래도록 다시 볼 것으로 생각했었지만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저는 그해 여름 멀리 떠났었고 몇 해 뒤 부모님은 이사를 하셨지요.


시간이 가기 전엔 알 수 없기 때문에

한순간이나마 행복할 수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게 마지막이라는 걸 알았다면

저나 어머니나 그때 그렇게 행복하지는 않았겠지요.


그리고 또 생각합니다.

나는 김아중과 어떤 인연이 남아있을까? 하고요.


남아있는 인연이란 아마 없겠죠.

지금 이렇게 블로그를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제게는 과분할 만큼 좋은 인연입니다.


우편으로 선물을 받은 적도 있고,

멀리서나마 한 번 본 적도 있습니다.

아마 제가 가진 인연 전부일 겁니다.


하지만, 사인이라도 한 장 받는 인연이 남아있다면...

하고 늘 생각해봅니다.

사람의 마음은 채워질 수 없이 언제나 허전한 법이니까요.


물론 좋은 인연이라는 건 순전히 저만의 생각입니다.

김아중 편에선 달리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어후, 또오 싸인! 싸인!... 그래, 싸인해줄게. 내가 아주 하나 해주고 만다.

근데 나 있는 데로 와야 돼.'

이럴 수도 충분히 있는 거거든요.

배 나온 할배 하나가 자꾸 뭐라고 하니까.

귀찮고 신경 쓰이고.


근데 그런다고 또 내가 막 오가고 할 수 있는 입장이 또 아니거든요.

아무리 방에서 뒹굴뒹굴해도 저도 입장이란 게 있잖아요.


내가 뒹구는 게 쪼오끔 바빠서... 가 아니라

그게 나한테 남은 마지막 인연이면 어떡해... ...

겁이 겁나게 나... ...


사인 받고 돌아서는데 김아중이 기다렸다는 듯이

'인제 그만 하세요.' 그러면,

그러면 이 알량한 블로그 인연도 사라지는 건데...

노을 넘어갈 때까지 할 게 없잖아...

안 되지... ...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