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10일 일요일

김아중 그리고 가난한 여인의 등불



가난한 여인의 등불이라는 불교 이야기가 있습니다.

끼니도 잇기 어려운 어느 가난한 여인이

어느 날 부처님이 자신의 마을에 오신 걸 알고

자신이 그날 구걸한 돈을 모두 털어 등불 공양을 했답니다.


다른 크고 좋은 등불들은 밤사이 모두 꺼졌지만

그 여인의 작은 등불만은 새벽이 되어도 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진심을 담은 간절함이 다른 어떤 것보다 빛이 났다고 할 수 있겠죠.


좀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생전에 어머니를 찾아뵙고 돌아올 때면 어머니께서는

매번 사탕이나 초콜릿 한두 개를 제 호주머니에 넣어주셨어요.

돌아가는 길에 먹으라고 하시면서요.


그런데 사실 그것들은 제가 전에 사다 드린 것들이었습니다.

아껴두시다가 제게 건네시는 거죠.

그게 저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이라는 걸 알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런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저도 자식을 키우지만 제 방식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이제 돌아가시고 나니까 느껴집니다.

가슴으로 느껴져요.

그래서 문득 어머니 생각이 나면 눈시울이 아픕니다.


연예인 같은 유명인을 향해 팬들이 나타내는 애정 표현의 방식은 참 다양합니다.

비싼 선물을 주는 팬도 있고요,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해서 그림이나 영상, 글, 등을 만들어 보내기도 합니다.


다 쓸데없는 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또 실제로 시간이 지나면 쓸데없는 짓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순간만큼은 그냥 주고 싶은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대가 얼마만 한 부와 명예를 가졌는지,

나중에 부질없는 짓이었다고 후회하게 될지,

상대가 고마워할지 아니면 하찮게 여길지 모두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자신이 가진 사탕 한 개, 내가 살 수 있는 초라한 등불 한 개라도

건네고 싶고 나누고 싶은 것이죠.


그냥 마음 깊은 곳에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상태에 빠지는 것이죠.

누가 강제로 시키거나 막을 수가 없어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 블로그입니다.

여기 있는 조악한 글들이 제가 줄 수 있는 전부죠.


화려하게 블로그를 꾸밀 줄 알면 좋겠어요.

유려하게 글을 쓸 줄 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입니다.

재주도 없이 나이만 먹은 제가 가진 작은 사탕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다는...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