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얘기입니다만 슈뢰딩거의 고양이란
20세기 초 양자 역학 해석의 불완전함을 공격하기 위해
당시 물리학자 슈뢰딩거가 제안한 가상 실험이랍니다.
한 상자 안에 고양이와 1시간 이내에 50% 확률로
독가스를 내뿜는 장치가 들어있다고 가정하고
1시간 뒤에 그 고양이는 어떻게 되어있을지를 두고 논쟁을 했답니다.
다양한 해석들이 있다는데 읽어보면 재미있습니다.
극적인 효과를 얻기 위해 고양이의 생사를 가정했겠지만
뭐 그렇게 극단적인 예가 필요하지는 않을 겁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면 이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방 안에 김아중이 잠자고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 ...
생각만으로도 벌써 행복해지셨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나보다 더 한심한 덕후...
난 그 정도는 아니라는...
아침 8시에 김아중은 아직 잠을 자거나 깨어있다고 칩시다.
자! 내가 아침 8시에 방문을 열어보기까지는
김아중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물론 나는 자고 있다에 내 손모가지를...
하지만 김아중은 내가 방문을 열어보는가 마는가와는 관계없이
방 안에서 행복하게 잠을 자고 있거나 깨어있을 게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양자 역학에서는 잠을 자면서 동시에 깨어있기도 한 상태처럼 원자들을 설명합니다.
김아중이 잠을 자며 동시에 깨어있는,
두 가지가 공존하는 이해 불가능한 상태로 있다가
내가 문을 여는 순간 둘 중 어느 한 가지로 관찰된다는 겁니다.
자는지 깼는지 김아중의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관찰자인 나라는 것이죠.
거시적인 세계에 사는 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이 양자역학적 설명입니다.
보통은 김아중이 자고 있는지 아닌지 내가 확인만하는 것이지
나의 관찰이 김아중의 수면 여부를 결정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할 겁니다.
... ...
무슨 얘기냐고요?
더 긴 얘기는 저도 모르고요,
다만 여기서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내'가 방문을 연다는 점입니다...
이 상상 실험의 관찰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도 아니고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허리가 딱 벌어진 이 아저씨, 나, 라는 거죠...
... ...
내가 관찰자라면...
내가 문을 연다면...
그래서
내가 자고 있든 깨어있든 어쨌든 김아중을 볼 수 있다면... ...
뭐 그런 쓸데없지만 나름 행복한 상상을 해보는 겁니다.
신성한 크리스마스 날.
예,... 전 한심하고 한심한 덕후입니다...
예,... 물론 깨어있다면 김아중이 깜짝 놀라겠지요.... ...
꺄~~~아~~~ㄱ~~~

아니, 저기, 놀라지 마시고요, 이거 실험이에요, 실험, 상상 실험... (^_^;;)
아~~악~~ 문 닫고 빨리 꺼져어~~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