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19일 토요일
김아중을 3D로 보고 싶다.
꽤 오랜만에 영화를 봤습니다.
얼마 만인지 잘 기억이 안 나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3D.
해리슨 포드, 그리고 이름은 모르지만, 레아 공주로 나왔던 배우, 또
류크로 나왔던 배우들이 나이 든 모습 그대로 원래 역을 합니다.
그래서 아련한 감회와 쓸쓸한 세월의 덧없음이 느껴져요.
처음 스타워즈를 보았던 게 언제였는지,
나는 어쩌다 지금 이 자리에 이런 모습으로 앉아
나처럼 덧없이 나이 든 배우들을 다시 보고 있는지,
모든 게 아쉬우면서도 마음 한편이 아릿해지더군요.
그게 싫지는 않았어요.
영화 보는 내내 잠깐잠깐 추억에 잠길 수 있었죠.
젊어서부터 보아 온 배우의 나이 든 모습은 언제나 그렇더군요.
거울 속에서 어느새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저 자신을 문득 발견할 때처럼,
낡은 수첩에서 이제는 결번이 되어버린 옛 친구의 전화번호를 보는 것처럼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영화를 보면서는 괜히 이런 생각도 들더군요.
'김아중을 3D 영화로 보면 좋겠다.'...
이제까지 다른 3D를 보면서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이번엔 광선검을 휘두르는 여주인공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똑같아 보이지만, ... 잠자는 장면입니다. 잘 보면 숨은 쉬고 있을 거예요.)
여주인공이 뭐 그렇게 예쁘진 않았어요.
난 여주인공 얼굴 보는 재미로 영화 보는 아저씬데...
김아중이 딱 백 배는 나아...
광선검보다 김아중이 더 빛이 날 텐데...
얼굴이 검이야... 다 죽어...
좀 더 실감 나겠죠.
3D 영화로 김아중을 보면.
마치 김아중이 앞에 있는 것처럼...
많이 예쁠 거예요.
어쩌면 실물을 보는 것보다 그게 더 나을 수도 있어요.
저한테는.
실제 사람을 바로 앞에서 뚫어져라 쳐다보면 실례잖아요.
난 뚫어지게 봐야 하는데...
김아중이 이건 또 뭐지? 하고 나를 뚫어지게 본다면 그것도 실례지요.
그러면 쌍방 실례.
그러면 쌤쌤이라 괜찮긴 한데... 나를 볼 리가...
영화는 상관없죠.
스크린이 뚫어질 일도 없고.
무엇보다,
생이 다 할 때까지 간직할 수도 있고...
하지만, 우리나라 형편에 3D 영화는 어렵겠죠.
김아중이 할리우드에 가서 찍을 리도 없고.
아마 김아중을 3D로 보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아쉬워요.
아쉽지만
사실은
아무래도 좋아요.
3D 따위...
2D에라도 나와주기만 하면...
(아래는 저래 봬도 움짤입니다.
뚫어져라 쳐다보기 좋은 장면입니다. 과연 숨은 쉬고 있는 것인지...)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