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보니 특이한 식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하루 세끼로 25년째 프렌치프라이만 먹는 사람,
치즈 피자만 15년째인 사람, 날고기만 6년째 먹는 사람 등
솔직히 특이한 것뿐이라고 하기엔 지나친 사람들이다.
나는 여름 한 달 정도 거의 매일 점심으로 냉면을 곱빼기로 먹다가
물려서 그 뒤 몇 년간 냉면의 '냉'자도 꺼내지 않았던 적이 있었고
그전엔 짜장면을 그런 식으로 미련스럽게 먹다가 물린 적도 있었다.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연속해서 터지게 먹으면
대개는 몇 달 안 가 끝장나는 게 보통일 거다.
한 가지 음식만 고집하는 것은 영양의 불균형도 문제고,
음식을 통해 삶의 다채로움을 경험해볼 수 있는
작지만 좋은 기회를 놓친다는 점에서도 아쉬움이 있다.
뭐 나도 가려먹는 주제에 남 먹는 거 두고 이렇다저렇다 할 건 없지만.
하여간
그래, 저렇게 살면 좀 피곤하지, 문제가 있는 거지,
생긴 건 멀쩡한데... 등등 속으로 별의별 생각을 다 하면서,
난 가려 먹기는 해도 그들보다는 훨씬 양호하다는 사실에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비록 먹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여배우에 관한 한 나도 만만치 않게
특이한 취향을 가졌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다문 입하고 표정이 이상하게 예쁘다는.ㅋㅋ)
그러자 그들의 문제가 갑자기 막 이해가 되는 거였다.
그래, 그럴 수 있지...
그런 거였구나...
그 많은 연예인 중에,
김아중 딱 한 사람만...
7년인가? 8년인가?...
다른 영화를 못 봐...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도대체 그깟 연예인이 뭐냐고
아무나 주연이면 어떠냐고
그냥 아무 영화나 좀 보라고 하겠지만,
그게 그렇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영화든 드라마든 이제 더는 새로운 스토리가 나오지 않는 것 같고
CG도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한 듯해서 흥미가 생기지 않는데
그래도 아직 신선한 느낌으로 나를 끌어당기는 것이 있다면 그건 사람이다.
사람, 즉 주연이 누구냐 하는 것이 내겐 언제나 주요 관심사인데
사람이 제일 신비롭다는 말도 있는 걸 보면 나만 그런 건 아닐 거다.
사람인 건 그렇다고 해도
그럼 왜 그 사람은 김아중뿐인가? 하는 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일 텐데 묘하게도
저기 특이 식성을 가진 사람들의 이유가 나와 거의 비슷하다.
어느 날부터 그냥 그 음식만 좋아졌다거나,
다른 건 생각만 해도 이유 없이 구토가 난다거나,
다른 것도 다 먹어봤는데 탈이 나지 않던 것은 그것뿐이었다는 것이
한 가지 음식만 고집하는 그 사람들의 이유였는데
김아중 덕에 저런 말들이 이젠 다 가슴에 와 박히는 거다.
그냥 김아중이 좋고,
다른 배우는 생각만 해도 이유 없이 싫고,
아무리 봐도 유일하게 탈이 나지 않고...
누군가의 팬이라면 다들 비슷한 사정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 건 내가 지금 한가하기는 해도 내 알 바는 아니다.
하나 덧붙이자면, 어떤 사람은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한 음식만 먹다 죽어도 상관없다고 했다는데
그게 어이없게도 어쩐지 공감이 가더라는...
(눈이 어떻게 저렇게 큰 겨...)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