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여자한테 일방적인 고백을 먼저 하면
여자는 대개 다른 남자를 찾아보게 된다는 말이 있다.
여자는 일단 한 사람을 확보했으니 혹시라도 있을
더 나은 다른 사람을 찾는 것이고
고백한 남자는 본의 아니게 만만한 상대로 남게 된다는 거다.
여자는 대개 다른 남자를 찾아보게 된다는 말이 있다.
여자는 일단 한 사람을 확보했으니 혹시라도 있을
더 나은 다른 사람을 찾는 것이고
고백한 남자는 본의 아니게 만만한 상대로 남게 된다는 거다.
남자 여자를 바꿔놓아도 같은 얘기를 할 수 있을 텐데
요점은 남의 패는 모른 채 내 패를 떨구면
절대적으로 불리한 고도리 판이 되고 만다는 단순한 이치다.
먼저 고백하고도 물 먹기 싫다면
'나도 너 말고 또 있어.' 하는 암시를 줄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알아도 자기 맘대로 안 되니까 문제지만.
어쨌든 그럴듯한 얘긴데
지금까지 내가 무심코 지나쳤다가
엊그제 또 불현듯 깨우친 사실 하나는
팬 노릇도 그와 별반 다를 수 없다는 점이다.
'난 누구의 팬이다.'라는 건 '난 누가 좋다.'는 고백을
일방적으로 해버린 것과 마찬가지라서
그 누군가한테는 대단히 만만한 상대가 돼버린다는 생각이다.
특히 나처럼 이렇게 블로그까지 하면서
김아중 좋다고 혼자 난리를 피우고 있으면
만만한 건 고사하고 쓰레기 말단 팬이 돼버린다는 자각이 드는 거다.
그래서 나 자신 팬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드높이고
별로 있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어딘가 있었을 자존감 비슷한 걸 회복하려면,
그게 언제 잃어버리거나 빼앗기기라도 했던 건지,
혹시라도 회복하면 뭐에 쓸 건지는 나도 전혀 모르지만,
하여간 나도 김아중 말고 다른 누군가를 좋아할 수도 있다는 증거
내지는 시원찮은 암시라도 내비쳐야 한다는 껄렁한 생각이 들었다.
... 마구 튕기는 거지...
생각해보시라.
아니 뭐 생각하고 말 것도 없이
김아중이 이 블로그를 본다면 너무 뻔하지 않은가 말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좋다는 얘기,
다른 사람은 없다는 얘기 따위...
사인도 없는 주제에...
버리면 개도 안 물어갈 거 같은 아저씨가...
조몰락거리며 터뜨리는 거 말고는 달리 할 게 없는 헌 뽁뽁이처럼,
아무렇게나 내던져도 다시 돌아오는 부메랑처럼
쓸 데도 딱히 없고 너무 뻔해서 시시한 그런 팬인 거다.
나는...
그래서,
아 이거 함부로 내던지면 지나가던 개가 물어가겠구나 하는,
근거는 없어도 어쩐지 오싹한 긴장감이 들도록 할 때가
내 팬 생활에도 마침내 도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얘기다.
... 도대체 누가 긴장한다는 건지...
하여간 그리하여
나도 좋아하는 다른 여자 연예인 하나를 서브로 두게 되었으니...
그 이름은...
'늑대들의 로망, 템테이...'은 아니고...
그 이름은 ...
나도 있어...
두구두구두구두구...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