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종종 김아중 사인이 없다는 말을 하지만,
이 블로그에 보면 내가 과거에 김아중 사인을 받았다는 글이 있다.
정확히 2011년 10월 16일 김아중 생일에 받은 거다.
그런데 그건 받았다고 하기엔 참 모호하다.
그 사인은 어느 갤러가 내게 우편으로 보내주기로 했던 건데
스캔 이미지만 이메일로 보내고 나더니
종이 원본은 차일피일 미루다가 영영 보내주지 않았다.
당시만 해도 조만간 우편으로 받을 줄 알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보내준다던 갤러는 이제 소식이 없고...

우체국 아줌마하고 무슨 안 좋은 트라우마가 있었을 거 같은...
어쨌든 그래서 나한테는 김아중 사인이 없다.
잡히지 않는 이미지만 있고 실물이 없는 거다.
사실 그렇게 원본을 받았다고 해도 여전히 아쉽긴 했을 거다.
내 생각에 사인이란 만났다는 증표,
이 생에서 너와 내가 한 번은 스쳐 지나갔다는 증표인데
만나지도 않고 대신 건네받은 사인은 영혼 없는 사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인을 꺼내 들 때마다 떠오를 소중했던 만남의 추억이 없는 거다.
사인을 꺼내 들어도 소중한 추억 같은 건 떠오르지 않는다고...?
그건 당신의 영혼이 쉴 대로 쉬어서...
내가 만일 사인을 꺼내 들 수 있다면
사인을 써내려가던 동안의 짧지만 영원 같았던 정적,
사인을 주고받던 순간의 떨리던 손,
차마 마주 보지 못해 엇갈리고 말았던 뜨거운 시선...
...뜨겁기는 뭐가...
그 모든 게 일순간 되살아날 듯싶다.
그건 아마 마법 같은 느낌일 거다.
동화 속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하나씩 그을 때마다 보았다는 환상 같은...
아니 영혼이 있거나 말거나,
뜨겁거나 말거나 가끔은 꺼내서
어루만지고 볼에 비벼볼 수도 있는... 변태다...
종이로 된,
그 종이 어딘가엔 김아중의 고운 숨결이 묻어있을 것만 같은
그런 사인이 갖고 싶다.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