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5일 월요일

김아중 그리고 블루 오션



팬을 오래 해도 연예인과 친구 되기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가끔 드는데

그런 생각은 어쩐지 가슴 한편을 허전하게 합니다.

(사진 출처: instagram @ashia_kim)


친구? 친구가 되면 뭐 좋은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팬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받을 수밖에 없는 반면

친구는 쌍방향 의사소통이 쉬운 점이 제가 보기엔 매력적입니다.

(사진 출처: instagram @ashia_kim)


예를 들어 김아중이 추석이면 송편을 직접 빚는지, 곶감을 좋아하는지가

일없이 궁금할 때 팬은 그걸 당장 알 길이 없죠.

어쩌면 평생 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뭔가를 직접 물어볼 기회도 흔치 않지만, 묻기에는 너무 사사롭거든요.

팬의 운명적 한계라고나 할까.

아, 물론 저는 뭐... 전혀 궁금하지 않아요... ...

(사진 출처: instagram @ashia_kim)


하지만 친구라면 그런 것들이 궁금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친구 사이란 시시콜콜한 거니까요.

그리고 그걸 전화 한 통이면 바로 알아낼 수도 있는 겁니다.

"얘, 곶감 좋아하니? ... ... 아~... ... 응, 알았어. 나중에 또 할게."

... ...

뭐라고 하는지 못 들었...

(사진 출처: 트위터, 난킹@naneunking)


또 하나, 팬은 무슨 행사라도 있어야 연예인을 만날 수 있지만,

친구 사이가 되면 아무 때나 약속하고 만날 수도 있죠.


저 같으면 밥 먹다가도 약속, 양치하다가도 약속, 매일 매일 매일 약속... ...

... ... 좀 꺼져...


약속 시간이 다가오면 만날 생각에 즐거워지는

그런 친구가 된다는 건 행복일 겁니다... ...


물론, 내 입장에서...

김아중 입장은 제가 알 수 없고요... ...

(사진 출처: 트위터, 마중쓰@AJajluv)


그렇게 친구가 좋으면 친구 하면 되지 뭐가 문젠가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 그게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넘어야 할 게 너무 많아요.

(사진 출처: 트위터, 마중쓰@AJajluv)


기본적으로 나는 친구 할 마음의 자세가 단단히 되어있지만

김아중은 전혀 아닐 테니까... ... 는 제쳐놓더라도,


일단 만날 수가 없어... ... 도 제쳐놓더라도,


친구 먹을 나이가 아니야... ... 도 무시하더라도,


그러니까 세상 모든 현실적 천부당만부당함을 무시한다 치더라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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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트위터, 마중쓰@AJajluv)


친구가 되려면 뭔가 공통의 관심사가 필요합니다.

둘 다 좋아하거나 둘 다 아는 무언가가 있어야 해요.

공통분모들을 바탕으로 친숙한 대화가 오가야

공감대도 만들어지고 서로 간의 벽도 허물어지는 거죠.

송편을 빚느냐 마느냐 따위를 대화라고 들이밀어선 백날 만나봐야 답이 없어요.

(사진 출처: 트위터, 마중쓰@AJajluv)


문제는 김아중이 공감할만한 게 무언지 저는 잘 모른다는 겁니다.

게다가 공감할만한 것이라도 저는 그거에 문외한일 거 같고요.


예를 들어 영화라면 공감할만한 화제겠지만,

저는 예쁜 외국 배우, 영화 제목 몇 개 기억하는 거 말고는

영화에 대해 아는 게 없어요.


제가 김아중 앞에서 영화 얘기를 꺼낸다면 그건

타짜 앞에서 밑장 빼기를 하는 것만큼 어설프고 민망한 일이 될 겁니다.

그래선 벽이 아니라 공기도 허물 수 없죠.

(사진 출처: 트위터, 마중쓰@AJajluv)


근데 어느 날 희망이 전혀 없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고민을 하다 하다 보면 답이 보일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이거 쓰는 거예요.

내게도 희망이...

(사진 출처: 트위터, 마중쓰@AJajluv)


'아중 씨, 혹시 북극 가보셨나요?'

'아니요. 왜요?'

'아,... 이런 우연이. 저도 안 가봤거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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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트위터, 마중쓰@AJajluv)


그래요.

중요한 것은 공통분모.

그리고 격의 없는 진솔한 대화를 통한 무한 공감대의 구축.

(사진 출처: 트위터, 마중쓰@AJajluv)


김아중의 관심사에 자신이 없다면 관심이 없을 만한 것들에서

공통분모를 찾아 끈끈한 공감대를 만들어 보는 겁니다.

발상의 전환이죠.

한번 생각이 트이니까 이쪽이 끝이 없어요.

(사진 출처: 트위터, 마중쓰@AJajluv)


'남극도 안 가보셨겠네요. 에베레스트는?, 아마존? 아하, 역시.'... ...

'개구리 반찬, 뱀 그런 건 잘 안 드시죠? 저랑 취향이 정말 비슷하시네요.' ... ...

'아중 씨, 외출 후엔 손을 닦으시나요? 허어얼, 소오름. 나랑 또까태 또까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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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트위터, 마중쓰@AJajluv)


이런 게 바로 블루 오션.

바닥을 모르는 취향 불문 대화 주제들.

역발상으로 도달한 멋진 신세계.


(사진 출처: 트위터, 마중쓰@AJajluv)


나도 이제 김아중이 공감할 얘깃거리가 엄청 많다는,

시간을 잊게 하는 농밀한 대화로 강철 같은 벽을 허물고

마침내 친구인 듯 친구 아닌 친구가 될동말동할지도 모를 거라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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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얼른 깨야할 텐데... ...

(사진 출처: 트위터, 마중쓰@AJajluv)


(사진들은 2018년 10월 27일 토요일, 제2회 더 서울 어워즈 MC 대기실에서
팬들이 찍은 것. 맨 위의 3장은 소속사에서 찍었을 듯.)

(사진 사용을 허락해주신 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맨 위의 3장은 무단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