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 12일 일요일

김아중의 '명불허전' 종영 인터뷰들을 읽고




얼마 전 김아중은 '명불허전' 종영 인터뷰를 했습니다.

기사가 쏟아졌었죠.

드라마가 끝나면 대개 종영 소감이라든가, 촬영 시의 에피소드,

평소 생각, 계획 등 여러 가지에 대해 인터뷰를 하더군요.

으레 하는 건가 했는데 그건 아니라고 합니다.


저 같은 팬은 인터뷰 좋죠.

드라마로는 알 수 없는 김아중의 실제 생각이나 모습을

일부라도 엿볼 기회니까요.

늘 하는 얘기지만 그런 거 안다고 내 삶이 윤택해지는 건 아닙니다.

밤에 잠이 잘 오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 건 뭐랄까 그냥 김아중한테 한 발 더 가까이 간 느낌을 줍니다.


인터뷰에서 느껴지는 김아중은 매우 진중하고 차분합니다.

직업과 관련한 목표와 생각이 뚜렷하고 일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죠.

인터뷰의 바로 이 대목에서 봤어.라고 꼭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세심하게 남을 배려하는 사람이라는 것도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배우로서 색이 더 선명해지고

또 그것을 꾸준히 지키고 가꾸어 나갈 것 같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대체로 진지했던 인터뷰 내용 중에 비교적 가벼운 게 있었다면

그건 이상형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런 게 잘 읽히더라고요.

머리에 쏙쏙 들어오죠.

하지만 그 가벼움 속에 중요한 삶의 진실이 숨어있다고 믿습...


하여간 이상형이 이전과 달리 좀 복잡 모호해졌습니다.

다른 것들은 뚜렷해졌는데 이것만 나 몰라라 반대의 길을 달리고 있어요.


전에는 이상형이 참 간단명료했죠.

목소리 좋은 사람.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었겠지만 선명하잖아요.


처음 만나 '안녕하세...' 하다 보면 판가름 나는 거예요.

장거리를 뛸지 말지가요.

목소리가 맘에 안 들면 땡! 탈락. 꺼져!

의자에 앉을 새도 없어요.

이 이상 똑 부러질 수는 없는 겁니다.

아주 김아중스럽지요.

김아중스러운 게 뭔지 정의하기는 어렵지만요.


근데 이번엔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자신과 비슷해야 하고,

관대해야 하고, 사고와 감정이 건강해야 하고, 등등

이상형 기준이 애매하게 까다로워졌습니다.

이런 건 몇 년을 만나봐도 다 알 수 없는 거거든요.

최악의 경우엔 상대가 자신의 본심을 숨길 수도 있고.


처음 저걸 읽고는 아니 연애 안 하겠다는 건가? 했어요.

하지만 잠들기 전 뒤척이며 머리를 굴려보니

저건 모든 사람의 기준이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부터 누구나 원하는 기본적 요건이잖아요.

아닌 사람 만나면 개고생하니까.

저마다 저런 사람을 원하고 또 찾았다고 생각하지만

지내보면 아닌 경우도 많고요.


김아중도 지금까지 특별히 말하지만 않았을 뿐

결코 새삼스러운 조건은 아니었을 겁니다.

1차로 목소리를 간신히 통과하면 2차로 저런 것들이

숨어 기다리고 있었을 게 틀림없어요.

합격이 거의 불가능했던 거죠....


그래서 요점이 뭐냐...

알고 보니 이상형에 대한 문턱이 오히려 낮아졌더라는 겁니다.

필수 조건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단순한 방어막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목소리 조건이 사라졌으니까요.


'안녕'만 듣고 땡처리하지는 않겠다, 인성만 갖춰다오.가 이제 된 거죠.

'이젠 연애를 하고 싶다구~.'

드디어 그런 각오인 건가? 하는 망상을 해봅니다....


그래서 뭐 어떻다는 거냐구요?...


... ...



그냥 그렇다는 거예요.

인터뷰는 늘 그렇죠.

김아중을 좀 더 안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어쩐지 뿌듯하지만, 그렇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요.

단조로운 날들은 다시 이어지고 말들은 차츰 기억 속으로 사라져 갑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기억이 나요.

김아중이 무슨 말을 했었는지, 미소는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저기 밤하늘 별이 '반짝'하며 속삭이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은 겁니다.

비록 닿을 수는 없어도 시리도록 아름다운 별에

한 발 다가갔던 것만 같은 거죠.


은하수 너머 저쪽.


한 발자국....

... ...




한 발자국이면 저어기 저 먼 별까지 얼마나 가까워지는 걸까요?

... ...





(사진 출처: 2017년 8월 12일~ 10월 1일 tvN 토,일 드라마 '명불허전' 1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