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일 화요일
김아중 그리고 궁금한 것
벌써 '명불허전'이 끝났습니다.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아련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다른 드라마들을 보면 오래도 한다 싶은데
김아중 드라마는 언제나 순식간에 끝나버립니다.
김아중 영화도 그래요.
자리에 앉았다 싶으면 나가라고 불 들어오죠.
드라마가 끝나면 언제 다시 보려나 싶은 생각에 착잡해집니다.
다시 나오긴 하겠지만 언제가 될지 아무도 모르잖아요.
또 2년 3년 기다리게 되는 거 아녀? 하는 불길한 생각이 자꾸 듭니다.
잔치 뒤의 허전함 같은 것도 생겨요.
그리곤 지난날들을 돌아보며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행복은 언제나 꿈처럼 지나가고 그 뒤엔 공허함만 남는구나 하고 말이죠.
한 걸음 더 성장한다고나 할까요?
김아중 청소년 팬들은 참 좋을 거예요.
김아중이 뭐 하나 끝낼 때마다 쑥쑥 성장할 테니까요.
인생은 쓴 거임. 한약보다 레알 씀... 그러면서.
김아중 덕에 강제 성장...
근데 난 성장해도 이제 쓸 데가 없어...
세상엔 1등이 있으면 대개 2등이 있고 3등도 있죠.
최상품이 있는가 하면 최상은 아니라도 괜찮은 물건들이 즐비하고요.
특대 수박, 꿀수박 밑에는 평범한
그러나 나쁘진 않은 수박들이 줄줄이 있는 겁니다.
근데 왜 여배우는 2등, 3등도 없이 김아중뿐일까요?
제 성격은 그렇게 모난 편이 아닙니다.
특별히 주장이 강하거나 이거 아니면 안 해, 안 먹어, 그런 거 별로 없어요.
물론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저 다른 사람들만큼이죠.
모임에 나가면 아무 말 않고 얌전히 처박혀 듣기만 하는 부류입니다.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땐 저도 예스예요.
더 할 수 없이 소심하고 평범하죠.
자몽처럼 시지만 않으면 아무 과일이나 잘 먹어요.
고기를 좋아하진 않지만 먹어야 하는 자리에선 남들 못지않게 먹고,
채소도 잘 먹고, 먹는 거에 관한 한 대체로 까다롭지 않습니다.
두리뭉실한 허리가 증거죠.
좋아하는 꽃?
그런 거 없어요.
꽃들은 다 이뻐.
좋아하는 빵?
추억의 꽈배기부터 티라미수까지 없어서 못 먹죠.
외국 여배우는 누가 제일 예쁜가?
한 둘이 아니에요.
무던하기 짝이 없잖아요.
성격이나 배나.
근데 왜,
그렇게나 둥근 내가 왜
우리나라 여배우한테는 이렇게 까다로운 걸까요?
왜 난 김아중밖에 볼 수 없는 걸까요?
생긴 거 같잖게...
그게 늘 궁금.
(사진 출처: 2017년 8월 12일~ 10월 1일 tvN 토일 드라마 '명불허전' 1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