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5일 수요일

김아중 그리고 신입사원



예전 직장의 홈커밍 데이가 있었어요.

몇 년에 한 번씩 모이곤 하는데 이번엔 젊은 신입사원들이 보이더군요.


나이가 이십 대 후반 정도 같았습니다.

참 좋은 나이다. 하고 있는데 정식으로 소개할 때 보니까

나이가 삼십 대 중후반... 헐...

그런데 그렇게 어려 보였다니...


어릴 땐 나이 든 사람들의 나이를 짐작하기 어렵고

나이가 들면 어린 사람들의 나이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땐 대학생도 아저씨 아줌마잖아요.

하지만 머리가 조금 커지면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죠.

제 경우엔 이제 많은 사람이 대충 비슷하게 어려 보이네요.


내가 눈썰미가 없나 싶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20대와 30대는 비슷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개인이 지내온 삶의 무게에 따른 편차도 존재하겠지만요.


돌이켜보면 저는 삼십 대 때 세상 다 산 줄 알았었지요.

좋은 시절은 지났고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마 그 신입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지 않을까 싶어요.

사람 생각이란 게 또 대개 비슷하니까요.


근데 이번에 보니까 삼십 대는 나이를 먹은 게 아니었어요... 차라리 어린 거였어...

그들은 이십 대와 구별이 안 될 만큼 푸르렀고 생기 넘쳤습니다.

삼십 대가 그렇게 푸르른 줄 몰랐기 때문에 속으로 많이 놀랐습니다.

스스로 나이 먹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 자신이 쑥스러울 정도였지요.


이 글을 우연히 보는 삼십 대 중에,

찬란했던 시절은 지나버렸다고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사람이 혹시 있다면,

내가 살아보니까 그런 게 아니더라고,

나도 몰랐는데 삼십 대도 참 좋은 시절이더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엠마 스톤'의 'The fools who dream'이 ... 이거 꼭 내 노래 같은 ...

애잔하게 흐르는 가운데

이 블로그를 본 삼십 대들이 모두 모이는 겁니다.


그중에 김아중 씨가.... ...




... Here's to the ones who dream...



그리고 제가 차례로 돌아가면서 따뜻하게 얘기해주는 거죠.






... Here's to the hearts that ache....





두 손을 꼭 잡았다가 손등도 쓰담 쓰담 하면서...

- 아중 씨, 아중 씨는요...

- 어디서 또 개수작이야...

... ... ... ...



이제 봄이라 그런지 낮에 자꾸 졸려요.

꿈에서 김아중이나 만났으면... ...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2013.12.18 개봉)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