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10일 수요일

나는 김아중 광팬일까?


어떤 음악이 종일 머릿속에서 괜히 들린다면

우울증의 초기일 수도 있다는 글을 언뜻 본 적이 있다.


헉. 뜨끔...

나도 김아중 노래가 그럴 때가 있는데?

헐...


하루 종일은 아니고 잠깐인데 그럼 괜찮은 걸까?

잠깐일 수밖에 없는 건 노래가 생각날 때

바로 찾아 듣기 때문일지도 모르는데.

목마르면 물 마시듯 참고 안 들을 이유는 없으니까.


아이돌 여성 가수를 악플로 괴롭히던 여자는

자신의 남편이 그 가수의 광팬이라서 그랬다는 기사가 있었다.

남편이 얄미워서 가수에게 화를 낸 거다.


또 뜨끔...


아내도 내가 블로그 하는 걸 알면

김아중에게 악플을 달려고 하려나?

나는 김아중의 광팬인가?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남편이 어느 연예인의 광팬이라고 해서 세상 모든 아내가

그 연예인에게 못된 일을 하지는 않을 거라고 믿는다.

세상은 아직 그렇게까지 험악하지는 않...


또 얼마 전에는 아파트 장애인 주차 구역에

어떤 일반인이 차를 계속 세웠다가 매번 위반 신고를 당하니까

신고하는 사람을 나무라는 적반하장격의 글을 아파트에 붙였다가

다른 사람들의 비난과 조롱을 사기도 했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일은 쉽지 않다.

장애인 주차 구역 위반처럼 옳고 그름이 뚜렷해 보이는 일마저

자신이 할 때는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게 될 수 있다.


내가 우울한 건지, 광팬인지 판단하는 일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정도의 문제라서 더욱

나 스스로 상태를 진단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김아중 노래가 가끔 들리면 우울한 건가?

잠깐 들리다가 마니까 아닌 거 같기도 하고,

이국땅에 있다 보니 요즘 우울한 거 같기도 하고.


나는 김아중 광팬인가?

각종 김아중 관련 사이트는 다 기웃거리고

이렇게 블로그도 하니 광팬인 거 같기도 하고,

실제로 쫓아다니며 소리 지르고 울고불고 하지는 않으니

광팬까지는 아닌 거 같기도 하고.


광 파는 건 좋아하는데... 헐...


혹시라도 아내가 김아중을 싫어하게 되면 어떻게 하나...

'펀치'는 다가오는데 되지도 않는 일반인 코스프레를 마냥 할 수도 없고...

기구한 할배...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