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얼굴을 대개
예쁘다(잘생겼다), 보통이다, 못생겼다. 세 가지로 구분하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을 단 세 종류로 구분 짓는 것은 아무래도 적절하지 않다.
아침은 잘 챙겨 먹는가? 같은 하찮은 설문일지라도
매우 그렇다, 그렇다, 그냥 그렇다, 그렇지 않다, 전혀 그렇지 않다는
다섯 개 선택 항목으로 우리를 쓸데없는 고민에 빠지게 하는 마당에
그냥 예쁜 사람과 눈에 더 띄게 예쁜 사람들을 아무런 구분 없이
찬밥 더운밥 섞듯 예쁘다는 말 하나로 합쳐놓고
그것도 모자라 우리의 김아중까지 도매금으로 같이 합쳐서
하나의 말 테두리 안에 넣어 버리는 것에는 화까지 난다.는 건 무리고...
어쨌든 난 사람들의 생김새도 겁나 예쁘다, 예쁘다,
보통이다, 어딘가 아니다, 두루두루 아니다, 등
최소한 다섯 개의 항목으로 구분해야 바람직할 거라는,
그래야 자신은 특별히 더 예쁘다고 믿으며 살던 사람들도 만족하고
보통과 예쁨 사이 어딘가에서 제 위치를 찾지 못해 불행했던 사람들도
적당한 반올림으로 예쁘다는 반열에 오를 수 있으니 만족할 거라는
시시껄렁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쉬운 대로 이렇게 더 나누어 보면
그간 김아중이 자신은 예쁘지 않다고 하던 말도 이해가 간다.
그 말은 자신을 일반적인 예쁜 사람들과 동급으로 취급하지 말아 달라는,
자신은 그냥 예쁜 게 아니라 겁나 예쁜 거라는 뜻을 암암리에,
또 겸손하면서도 완곡하게 전달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은 거다.
그것도 모르고...
그렇다.
김아중은 예쁘지 않다.
그냥 예쁘다는 건 거의 모욕이었던 거다.
김아중은 겁나 예쁜 거다... ...
그런데 또 하루 자고 일어나 곰곰이 더 생각해보니까
김아중을 다른 사바세계 인간들과 비교하려던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그런 생각도 드는 거다.
김아중은 겁나 예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없는 특별한 게 있다.
바로 차가운 맥주를 단숨에 들이켜는 듯한 그 가슴 통증을 유발하는 숨 막힘.
숨 막히게 예쁜 사람을 다른 김빠진 예쁜 것들과 섞어 놓을 순 없다.
서로 불편하고 미안해질 뿐이다.
까마귀들 노는 곳에 백로를 밀어 앉히는 격이고
도토리들 키 재고 있는데 수박 한 덩이를 옆에 세워놓는 격이다.
그래서 뭐랄까...
내게 김아중은 그냥 말로 표현이 안 되는 비현실이다...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