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1일 일요일

김아중 그리고 듣고 싶은 말





아내는 가끔 우리 집 강아지가
 
자신을 '엄마'라고 부를 것만 같단다.
 
영화 '나니아 연대기'에서 동물들이 말하는 장면을 보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란다.
 
 
난 잘 모르겠다.
 
좋아하니까 그런 거겠지...
 
 
아내가 강아지 좋아하는 만큼이나
 
난 김아중 사진 보는 게 좋으니까
 
나도 사진 속 김아중이 날 뭐라고 부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을 법도 한데 신기하게,
 
나만 신기한 거겠지만, 아직 그런 적이 없었다.
 
 
나도 망상질깨나 하는 편인데
 
아내가 나보다 한 수 위였나 보다.
 
 
팬이라면 그런 느낌이 들기 마련이라는 법은 없지만
 
나 같은 빠돌이라면 의당 수백 번은 그러고도 남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나 스스로는 드는데
 
 
여태 사진이 나를 어떻게 부를 것 같은지
 
아니면 무슨 말을 듣고 싶기나 한 건지 생각이 없었던 거다.
 
 
지금 생각에는 기껏해야 아저씨? 삼촌?...
 
내 입으로 차마 이런 말까지 하고 싶진 않지만 할배?... ...
 
 
그런데 아무리 봐도
 
사진 속 김아중은 언제나 인터뷰 내용이나
 
영화 또는 드라마의 대사를 말하는 것처럼만 보인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뭔가 느낌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나를 아내처럼 못내 아쉽게 한다.
 
 
홍길동은 부르고 싶은 이름을 부르지 못해 괴로워했지만
 
우리 집엔 듣고 싶은 걸 듣지 못해 섭섭한 사람이 둘이나 있는 거다.
 
 
물론 우리 집 강아지나 사진 속 김아중은 아쉬울 게 하나도 없을 거다.
 
이쁜 것들은 차갑다...
 
 
엄마를 엄마라 부르지 못하는 우리 집 강아지.
 
할배를 할배라 부르지 못 하는...
 
 
만날 일도 없을 텐데 왜 그딴 걸 아쉬워하며
 
좋은 봄날을 허비하고 있는지...
 
 
 
 
(사진 출처: 영화 '캐치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