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7일 토요일

김아중은 알츠하이머 예방에 좋은 게 아닐까?


내가 아는 사실이라면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것이겠지만
 
일주일에 두 번 단식을 하면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예방에 매우 좋단다.
 
 
운동이 근육에 좋듯이 적당한 스트레스는 뇌의 신경 세포에 좋은데
 
그 적당한 스트레스라는 것이
 
바로 음식 섭취량을 500 칼로리 이하로 확 줄이는 거란다.
 
 
단식으로 인한 충격이 뇌의 신경세포들을 활성화하고
 
뇌로 하여금 새로운 세포를 만들어내도록 하며
 
이에 따라 알츠하이머 같은 병에 대한 저항력이 커지는데
 
 
우리 조상들은 음식이 부족할 때
 
뇌를 활발하게 사용하여 음식을 찾아내야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진화적 관점에서도 단식이 뇌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얘기다.
 
 
음식 섭취량을 전체적으로 줄이는 것은 단식만큼 효과가 없고
 
단시간에 충격을 줘야 한다는데, 그걸 보면
 
 
매일 습관적으로 평이하게 3~4점을 주고받는 고도리보다는
 
잊을만하면 피박을 된통 쓰는 내 고도리 스타일이야말로
 
충격을 뇌에 전달한다는 면에서 더 바람직한 테크닉이라는 생각도 드는데
 
뭐, 고도리에게는 고도리 나름의 길이 있을 거다.
 
 
어쨌든 존스 홉킨스 의대에서 20년간 쥐와 사람을 대상으로
 
알츠하이머와 뇌를 연구한 사람의 말이니 믿어서 큰 손해는 없을 거 같은데
 
 
이 서양 교수의 말을 내 나름으로 왜곡하여 해석해보자면
 
반드시 음식이 아니더라도 생존에 필요한 것이라면
 
그것이 부족할 때 단식과 같은 효과를 낼 것 같다.
 
 
음식과 쥐 또는 음식과 사람만큼 동물 실험에 적합하고
 
단순 명료한 관계가 달리 없으므로
 
단식의 경우가 실험 대상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이를테면 외출 시 갑자기 배가 아픈 난처하고 급한 상황에선
 
적절한 장소를 찾아내기 위해 우리의 두뇌가
 
단식 때만큼이나 혹은 훨씬 더 필사적으로 활동하게 되지만
 
 
이런 상황은 매번 인위적으로 만들어낼 수도 없고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도 불가능해서 이런 것이 뇌에 도움이 될지는
 
아무도 증명할 길이 없을 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굳이 이런 지저분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이제 사람은 밥만으로 살 수 없고
 
음식 외에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나 자동차, 전기 같은 것이 없을 때
 
우리가 느끼는 불편함과 그로 인한 절실함은
 
과거 음식의 부족만큼이나 심각한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바이올린을 연습하는 연주자에게서 바이올린을 하루 뺏는다든지,
 
조깅하는 사람의 운동화를 감춘다든지,
 
사람들에게서 스마트폰을 빼앗는다면
 
당사자에게 단식과 비슷한 스트레스와 충격을 뇌에 전달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따라가다가
 
냇물이 바다에 이르듯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이르른 것은,
 
너무 개인적이라서 뭐라 말을 꺼내는 것도 새삼스럽지만,
 
 
내 경우엔 김아중 사진을 며칠 안 보거나
 
하다못해 이름이라도 며칠 못 보게 되면
 
이게 말로 다 할 수 없는 스트레스가 된다는 거다.
 
 
먼 훗날의 일이라서 내가 장담할 수는 없으나
 
굳이 단식하지 않아도 억지로 일주일에 두어 번 김아중 사진을 안 본다면
 
나는 치매에서 자유로운 워너비 할아버지가 되는 게 아닐까?
 
 
문제는 간헐적 단식이 몸에 좋은 걸 알아도 실천하기 어렵듯이
 
김아중 사진을 하루라도 안 본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거다.
 
 
사람들이 단식을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치매는 먼 훗날의 불확실한 미래고
 
단식은 당장 눈앞의 현실이기 때문일 거다.
 
 
몸이 요구하는 것을, 특히 생존과 결부된 것을
 
인위적으로 거부하기란 어렵다.
 
 
내게 김아중은 현실이고 생존인가보다 하는 어설픈 생각...
 
 
 
(사진 출처: KBS 2009년 4, 5, 6월 수목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 12회 캡처)